유통업계에 이어 은행권에도 '라이브방송(라방)' 바람이 불고 있다. 젊은 고객층 사이에 이미 일상화된 유튜브 등 온라인 동영상 채널을 통해 쉽고 재미있게 금융상품을 판매하거나 서비스를 소개하는 양방향 방송이 호응을 얻으면서 향후 은행권의 '라방' 활용 확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지난해 6월부터 매달 고객들과 '라방'을 통해 만나고 있다. 유튜브와 자체 플랫폼인 하나TV, 11번가·NS홈쇼핑 등 전문 커머스 플랫폼을 통해 방송된 영상의 누적 시청자 수만도 92만명. 그간 소개된 상품은 모바일 외화 환전·보관 서비스 '환전지갑', 중고차 직거래 플랫폼 '원더카직거래', 주택청약저축상품, 마이데이터 '하나합' 서비스 등 다양하다.
하나은행은 해당 사업을 위해 작년 하반기 라이브커머스 전담팀을 꾸리고 본격적인 기반 다지기에 진력하고 있다. 당시 박성호 행장이 전격 영입한 김소정 부행장은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딜리버리히어로 본부장 출신으로, 이베이코리아에서도 15년간 근무한 이커머스 전문가다. 하나은행은 이러한 시도를 통해 '디지털 전환(DT)'에 속도를 내겠다는 구상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모의투자게임인 '투자의마블' 편의 누적 시청자 수가 9만2000명 수준이고 가장 최근 방송된 '하나합' 역시 시청자 수 12만명을 기록했다”면서 “MZ세대 트렌드에 걸맞게 모바일을 중심으로 소통과 재미 요소를 더한 양방향 소통으로 그동안 은행권이 갖고 있지 못한 부분을 적극 어필한 게 주효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혁신금융서비스인 ‘알뜰폰’ 사업을 펼치는 KB국민은행도 지난해 ‘라방’을 통해 자사 상품 알리기에 나선 바 있다. KB국민은행 측은 "아직 구체적인 일정이나 아이템 등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올해도 라이브방송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한은행 역시 지난 2020년 라이브커머스 트렌드에 맞춰 'SOL(쏠)라이브'를 론칭하고 방송을 통해 'SKY PASS 인싸적금' 등을 소개하기도 했다.
은행권이 이처럼 라이브방송에 관심을 갖는 배경은 영업점 창구보다 온라인 채널이 더 익숙한 MZ세대 고객들을 잡기 위해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모바일에 익숙하고 소통과 재미 요소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젊은 고객들과의 접점을 찾기 위해서는 그 눈높이에 맞춘 플랫폼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면서 "앞으로도 금융권 내에 양질의 혜택과 콘텐츠를 앞세워 고객과 소통하기 위한 시도들이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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