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여의도 재건축 추진 단지 중 한 곳인 목화아파트의 조합 설립에 '청신호'가 켜졌다. 높은 주민 동의율을 바탕으로 빠르게 정비사업을 진행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여의도 목화아파트 재건축추진위원회는 이르면 오는 4월 하순 조합 설립 총회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1일 밝혔다. 이는 지난달 26일 오후 진행된 주민총회에서 집행부 변경과 조합 선거관리위원회 구성 등의 안건을 승인받은 데 따른 것이다. 주민총회는 전체 312가구 중 181가구(서면 제출 포함)가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최인식 추진위원장은 "우선 조합을 빠르게 구성해서 정상적인 재건축 절차를 밟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이번 총회로 향후 일정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과거 집행부의 해산 미신고 문제를 해결했을 뿐 아니라 높은 주민 동의율을 확보했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2020년 구성한 현 집행부는 출범 5개월 만인 지난해 1월 정밀 안전진단에서 최하등급인 'E등급' 판정을 받았고, 지난해 말에는 조합 설립과 재건축 사업 추진에 대한 75.7%의 주민 동의서를 받아 법정요건(75% 이상)을 넘긴 상태다.
다만, 올해 초 지난 2009년 결성한 과거 집행부가 관할구청인 영등포구청에 해산 신고를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하면서, 향후 정식 조합 설립을 위해 현 집행부는 절차적으로 구청의 재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에 대해 추진위 측은 이날 필요 요건을 모두 갖춰 성공적으로 주민총회를 마무리했을 뿐 아니라, 기존에 징구했던 조합동의서 등도 법적으로 유효하다는 별도의 변호사 소견을 들어 "향후에도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특히, 이번 총회를 계기로 확보한 주민 동의율이 89.7%에 달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최 위원장은 "조합 설립에서 가장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일이 조합동의서를 받는 일"이라면서 "이렇게 초단기에 90%에 가까운 주민 동의를 받았다는 것 자체가 그만큼 주민들이 똘똘 뭉쳐있다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이어, "이는 다른 단지들보다 굉장히 빨리 갈 수 있는 차별점"이라며 "이제 달리기만 하면 된다"고 했다.
앞서 서울시로부터 받은 여의도 삼부아파트와의 통합 재건축 제의에 대해선 조심스럽게 '단독 제자리 재건축이 주민들의 뜻'이라고 추진위는 답하면서도 향후 협상 가능성은 열어놨다. 일종의 '투트랙 전략'을 구사하겠다는 의미다.
추진위는 기부채납 문제에 있어 삼부아파트의 몫을 목화아파트가 떠맡는다는 소유주들의 불만이 있다는 점을 토로하며 서울시의 개입을 요청하기도 했다. 여전히 삼부 측의 구체적인 협상 움직임이 없는 가운데 이를 중재할 수 있는 위치는 결국 서울시뿐이라는 것이다.
한편으론 삼부와의 통합 재건축으로 정비사업 일정이 늦어질 수 있다는 점도 우려했다. 용적률이 서로 다른 대지 지분인 3종 일반주거지역과 상업지역이 섞여 있는 삼부 단지의 특성상 내부 갈등 여지가 남아있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추진위는 내부적으로 미리 조감도나 설계도 가안을 작성하는 등 자체적으로 '단독 제자리 재건축' 가능성을 확인 중이라고도 덧붙였다.
최 위원장은 "아직 두세 가지의 숙제 거리가 남아있기에 차근차근히 풀어나가려고 한다"면서 "서울시의 '디자인서울' 정책에 맞춰서 설계나 기부채납 측면에서 시와 충분히 협의하며 사업을 진행해나갈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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