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 러시아 제재 속 '중국판 SWIFT'에 쏠리는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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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지 기자
입력 2022-03-01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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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판 스위프트' CIPS 확대 움직임 커질 듯

위안화 [사진=로이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이 러시아를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에서 퇴출하기로 하는 등 초강력 제재가 잇따르면서 '중국판 스위프트'의 확대 움직임이 커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중국판 스위프트' CIPS 확대 움직임 커질 듯"

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러시아에 대한 제재가 커질수록 중국과 러시아 관계가 더욱 끈끈해질 것이라면서 특히 스위프트 배제로 양국은 교역에서 중국의 결제 시스템인 '국경간 위안화 결제시스템(CIPS)'을 적극 활용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CIPS는 중국이 위안화 국제화를 추진하고자 2015년 만든 독자적인 국제 위안화 결제 및 청산 시스템이다. 현재 CIPS에는 전 세계 각국의 금융기관 1200여곳(직접 참여 75곳, 간접참여 1184곳)이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 1∼11월 기준 CIPS 거래 건수는 268만 건, 거래 금액은 64조 위안(약 1경2208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8%, 64% 증가했다.

이는 전 세계 1만여곳 금융기관이 돈을 거래하는 SWIFT와 비교하면 미미한 수준이지만, CIPS가 스위프트 등 미국이 통제하는 글로벌 결제 시스템의 대안으로 여겨지고 있다고 SCMP가 지적했다. 러시아 금융기관의 스위프트 접근이 제한되면 향후 러시아와 중국이 경제 관계 유지를 위해 다른 대안을 찾아야 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CIPS의 역할이 과거보다 커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사실 러시아도 자체 금융결제망이 있다.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무력으로 병합했던 2014년부터 러시아의 스위프트 퇴출 가능성이 줄곧 언급되자 러시아는 이듬해(2015년) 자체 금융결제망인 러시아금융통신시스템(SPFS)을 구축했다. 다만 참여 외국 기관은 중국을 비롯해 쿠바, 벨라루스, 카자흐스탄 등 각국의 331개 국내외 금융기관에 그쳐 중국 CIPS만큼 활성화되지 못한 상황이다. 

러시아는 줄곧 달러화 의존도를 낮추는 데도 주력해왔다. 쉬 연구원에 따르면 현재 러시아의 외환보유액은 약 6300억 달러(약 759조원)로 충분하고, 외채 비중도 감소해 현재 러시아 국내총생산(GDP) 대비 외채 비중도 약 16%로, 전 세계 주요 국가 중 가장 낮다. 

달러화 비중을 낮추는 대신 위안화 비중을 늘려왔다. 실제 로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러시아의 외환보유액 중 위안화 표시 자산 비중은 13.1%로, 세계 주요국의 위안화 자산 보유 비중보다 훨씬 높았다. 반면 달러화 표시 자산 비중은 16.4%에 그쳤다. 
 
◆중국 전문가 "스위프트 배제, 러시아에 큰 타격 주지 못할 것"

스위프트 배제가 러시아에 큰 타격을 주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중국에서 이번 스위프트 제재가 러시아 일부 은행에 대해 국한적으로 적용된다는 점과 유럽연합(EU) 역시 심각한 타격을 본다는 점에서 러시아 경제에 큰 충격을 주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탄야링 중국 외환투자연구소 소장은 "EU가 러시아를 스위프트에서 퇴출시키는 것은 자기 발에 총을 쏘는 격"이라며 "우크라이나 사태가 진정되면 스위프트 배제에 따른 경제적 결과를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왕센쥐 인민대-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대 러시아연구센터 부주임 역시 러시아가 스위프트 배제를 두려워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 △러시아의 독자적 금융정보 플랫폼 구축 △외환보유액에서 달러 비중 감축 △대외 무역에서의 루블화 결제 비중 제고 △일부 은행만 배제하는데 따르는 한계 △충분한 외환보유액 등을 꼽았다. 

다만 왕 부주임은 "우크라이나에서의 군사 작전이 길어져 미·유럽 등 서방의 각종 제재가 심화하고 러시아 정부와 중앙은행의 대응이 따라가지 못하면 러시아의 금융·경제적 타격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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