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거래절벽'이라 불릴 정도로 전국 부동산시장이 침체한 가운데, 서울 지역을 중심으로 한 아파트 원정 매입 현황이 엇갈렸다. 외지인의 서울 아파트 매입 비중은 2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반면, 서울 거주자의 타지역 아파트 매매량은 1년 2개월 만에 최저치를 보였다.
1일 한국부동산원의 매입자 거주지별 아파트 매매 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아파트 거래량(1281건) 중 23.7%에 달하는 304건이 서울 이외 타지역 거주자가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0년 2월(23.9%) 이후 1년 1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로, 최근 서울 아파트 시장에 급매물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구별로 동작구와 강서구의 타지역 거주자 매입 비중이 두드러졌다. 지난해 12월 각각 19.6%와 26.6%였던 두 지역의 타지역 거주자 아파트 매입 비중은 지난달 40%와 57.9%로 치솟았다. 이외에 은평구는 같은 기간 13.9%에서 28.6%로, 서대문구는 18.5%에서 22.2%로 각각 증가했다.
반면, 올해 1월 서울 거주자의 타지역 아파트 매입 비중은 7.1%를 기록해 4개월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특히, 지난 2020년 11월(6.1%) 이후 1년 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였다. 앞서 서울 거주자의 타지역 아파트 매입 비중은 부동산시장 호조 분위기가 한창이던 지난해 9월에는 9.65%까지 오르기도 했다.
이는 정부의 강력한 대출 규제와 기준금리 인상, 대선을 앞두고 정책 변화 가능성을 점치며 시장 참여자들이 관망세에 들어간 여파로 풀이된다. 전날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서울의 1월 아파트 매매량은 지난해 1월보다 78.5%가 급감한 1281건에 불과했다. 이는 2013년 1월(1213건) 이후 9년 만에 최저치다.
또한, 서울 거주자의 수도권 아파트 매입 비중이 줄어든 것 또한 해당 수치에 영향을 줬다. 지난해 경기·인천엔 신도시 개발과 광역급행철도(GTX) 개선 호재 등으로 투자수요가 대거 몰린 후 연말부터 거래량이 줄고 가격이 하락 전환하며 매수 심리가 위축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9월 20.97%까지 치솟았던 서울 거주자의 경기도 아파트 매입 비중은 올해 1월 16.61%로 줄었으며, 인천의 경우 지난해 7월 14.28%에서 올해 1월 11.42%로 쪼그라들었다.
한편, 지난해 아파트 매수시장의 큰손으로 떠오른 20~30대의 매수 심리가 위축한 것 역시 영향을 미쳤다. 올해 1월 2030세대의 서울 아파트 매입 비중은 37.5%로 축소했다. 이는 지난해 7월 44.8%로 치솟은 후 서울 아파트 값 하락 조짐을 보이기 시작한 같은 해 11월부터 40%대(11월 39.9%, 12월 38%)를 하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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