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선업계 미래 경쟁] 해저케이블 투자, 올해 진격의 '가속페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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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지 기자
입력 2022-03-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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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산량 늘리는 LS전선…해저케이블 사업 본격 뛰어든 대한전선

전선업계가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해저케이블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고 나섰다. 올해 설비 인프라 확대를 위한 투자에 속도를 낸다. 국내 대표 전선회사인 LS전선과 대한전선은 모두 국내에 해저케이블 신규 공장을 세우고, 성장하는 시장 수요에 맞춰 생산량을 미리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향후 해저케이블 시장에서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LS전선 해저케이블 선적 작업 모습[사진=LS전선]

 
“잘 나간다” LS전선, 동해에 ‘해저케이블’ 생산기지 구축

2일 업계에 따르면 LS전선은 최근 강원 동해시 송정일반산업단지 내 3블록에 대한 매매 계약을 체결했다. 송정일반산업단지는 3개 블록으로 이뤄져 있는데, 여기서 3블록은 5만1778제곱미터(㎡) 규모다. 앞서 1, 2블록은 LS전선이 2010년 강원도개발공사로부터 매입해 해저케이블 생산기지로 활용하고 있다.
 
LS전선의 이번 공장용지 추가 매입은 유럽과 중동, 아시아 국가들이 해상풍력단지 건설을 늘리면서 해저케이블 수요 증가가 예상됨에 따라 선제적인 생산량 확대 조치에 나서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3블록에는 해저 5동 생산시설과 케이블 보관시설, 해저 지원공장, 물류창고 및 연구 지원동 등 오는 2025년까지 약 800억원 규모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다.

해저케이블의 생산량을 늘리려는 LS전선의 행보는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다. 현재 동해 제2 사업장에 약 1859억원을 투자해 해저케이블 공장을 추가로 세우고 있다. 지난해 말 착공해 내년 4월 완공을 앞두고 있다. 해당 공장에서 생산이 시작되면 현재 LS전선의 해저케이블 생산 능력보다 1.5배 이상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초고압케이블 생산공장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VCV(Vertical Continuous Vulcanization·수직 연속압출시스템) 타워가 동해 사업장에는 처음 들어설 전망이다. 앞서 LS전선은 2008년 동해시에 국내 최초 해저케이블 공장을 건설했다. 이번 신규 공장 건립을 통해 아파트 63층 높이의 VCV 타워가 생기게 됐다. 이는 초고압케이블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인 설비다.

LS전선은 “172m의 초고층 VCV 타워를 건립해 케이블 절연 품질이 향상되고, 생산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는 향후 동해시에서도 가장 높은 건축물이 될 전망이다. 또한 기존 국내에서 최고 높이 VCV 타워였던 대한전선 당진공장의 약 160m를 넘어서 새 기록을 세우게 됐다.

해저케이블 생산뿐만 아니라 이를 해저에 설치할 수 있는 장비 확보에도 주력하고 있다. LS전선은 국내 최대 규모의 해저케이블 포설선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첫 해저케이블 포설선인 8000톤(t)급 ‘GL2030’을 사들였다. 이를 통해 고품질의 해저케이블은 물론 직접 시공 전문성까지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그간 해저케이블 포설선이 없어 시공 일정 조율 등에 한계가 있었다는 설명이다.

해저케이블 포설선을 확보함에 따라 향후 동남아시아, 동아시아 국가의 해저케이블 사업 참여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전망이다. GL2020은 선박 위치 정밀제어 시스템을 장착한 최신 사양의 포설선으로 올해 상반기부터 해저케이블 사업에 본격 투입된다. LS전선은 현재 국내에서 유일하게 해저케이블 전문 공장과 이를 설치할 수 있는 포설선을 모두 갖춘 회사다.
 

대한전선 해저케이블 신공장 부지 및 고대부두 전경[사진=대한전선]

 
‘후발주자’ 대한전선, 첫 ‘해저케이블 전문 공장’ 설립 속도

해저케이블 시장에서 비교적 후발주자로 여겨지는 대한전선도 올해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고민해오던 해저케이블 신공장 부지를 최근 결정하고, 해저케이블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당진공장에서 해저케이블을 생산하고 있지만, 내륙에 있는 만큼 대형의 해저케이블을 생산한 후 옮기는 데 한계가 있었다.

대한전선은 충남 당진 아산국가산업단지 고대지구를 해저케이블 신공장 부지로 확정했다. 평택 당진항 고대부두와 맞닿은 부지에 대규모 해저케이블 생산이 가능한 임해 공장을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달 21일 해당 부지 소유주인 KG GNS와 토지 매매 및 사업 추진에 대한 협약을 체결했다.

기존 당진에 공장을 두고 있었던 만큼 현재 보유한 인적·물적 인프라를 활용해 신공장을 운영할 수 있어 고대지구를 신공장 부지로 선정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해저케이블은 생산 직후 포설선에 선적하기 때문에 부두와의 근접성이 중요하다. 신공장 부지는 고대부두와 맞닿아 있어 케이블 선적 경로가 짧다는 특징이 있다.

이번 투자를 통해 내년까지 66킬로볼트(kV)급 내부망과 154kV급 외부망 생산을 위한 설비를 갖춘다는 계획이다. 해저케이블은 풍력 터빈과 해상변전소를 연결하는 내부망, 해상변전소와 육상변전소를 연결하는 외부망으로 구분된다. 향후 345kV 외부망과 초고압직류송전(HVDC) 해저케이블 등으로 생산 제품을 다각화하고, 시공 역량을 확보해 해상풍력 전문 솔루션 기업으로 자리매김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지난해 말 해저케이블 등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자금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기도 했다. 대한전선은 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했다. 자금 가운데 약 1000억원을 이번 해저케이블 공장 설립에 투자하고, 올해 상반기 중 착공에 들어갈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대한전선은 국내외 신규 생산기지 설립 등 시설 자금으로 2000억원을 투입한다고 밝혔다.

대한전선 관계자는 “공장 부지를 확정한 상황인 만큼 인허가 등 제반 사항의 진행과 공장 건설에 속도를 낼 계획”이라며 “전 세계적인 탄소중립 정책으로 해상풍력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공격적인 사전 영업을 통해 준공 즉시 매출 발생이 가능하도록 전사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해저케이블과 함께 광케이블 등 투자로 전 케이블 사업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해나간다는 전략이다. 현재 기존 당진 공장에 광케이블 설비를 구축 중이다. 또한 쿠웨이트 소재 쿠웨이트시티에 공장 부지를 확보하고, 착공 및 설비 발주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시제품을 출시한다는 목표다.

한편 해저케이블 시장은 해상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의 활용이 확대됨에 따라 성장이 전망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해저케이블 시장이 올해 약 58조원 규모에서 오는 2027년 약 150조원으로 3배가량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 그 가운데 해상풍력용 해저케이블 수요가 약 70%를 차지할 것이란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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