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현모 KT 대표가 통신회사를 넘어 대한민국의 디지털 전환(DX)을 선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2년 전 선언한 ‘디지코(디지털 플랫폼 기업)'로 전환을 가속화하고 인공지능·디지털전환(AI·DX), 미디어·콘텐츠, 금융으로 사업 영토를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KT가 더 이상 통신회사 테두리에만 묶여 있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내비쳤다.
구 대표는 1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2)’가 열리고 있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기자간담회를 통해 “KT는 기업 간 거래(B2B) 사업과 디지털 플랫폼 서비스에서 자리매김하고 대한민국 발전에 기여하는 기업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탈통신 분야 성과 가시화
‘AI가 결국 세상을 바꿀 것’이란 신념을 가진 구 대표는 AI 관련 역량을 사업으로 전환하는 데 주력했다.
실제로 KT는 AI·DX 분야에서 310만 AI 스피커인 '기가지니' 가입자 확보, 14개 인터넷데이터센서(IDC) 등 국내 최대 규모 클라우드 인프라를 구축하는 한편 국내 여러 기업과 AI 사업 협력을 전담한 'AI원팀'까지 구성하며 역량을 확대해 왔다.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일환으론 지난해 미디어 플랫폼인 스튜디오지니를 출범했고 HCN, 미디어지니, 알티미디어, 밀리의서재 등을 인수했다.
금융 분야 성과로는 K뱅크 증자 성공과 2021년 흑자 전환을 제시했다. 구 대표는 “취임 2년 차 때 주력한 건 K뱅크를 증자시켜 정상화시키는 것이었다”면서 “카카오뱅크에 너무 뒤져 있었지만 작년에 연간 흑자를 달성해 스스로도 상당히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선택과 집중' 통한 성장
취임 3년 차를 맞이한 구 대표는 '디지털 전환'을 내세운 탈통신 행보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특히 '선택과 집중'을 통한 성장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다양한 사업을 여러 개 벌이기보다는 잘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겠다는 뜻이다.
구 대표는 “앞으로 KT는 디지털 시대에 맞는 자산, 역량, 고객을 가진 기업이 될 것”이라며 “기존 통신인프라를 넘어 AI와 빅데이터, 클라우드, 미디어금융 플랫폼이 회사의 핵심 자산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통신장비 업체인 화웨이와 협력할 가능성도 열어뒀다. 구 대표는 “화웨이는 IDC와 클라우드 관련 장비도 많이 만들어 납품하고 B2B 쪽 디지털 전환과 관련된 솔루션을 많이 갖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저희가 화웨이와 협력한다는 건 그런 쪽을 말씀드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구 대표는 올해 인수합병(M&A) 로드맵과 관련해선 ‘제휴’에 방점을 찍었다. 구 대표는 “구체적으로 말씀드릴 순 없지만 방향은 인수보다는 제휴”라며 “이미 투자한 회사와도 협력을 강화해 성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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