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아시아방송(RFA)은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동남아시아에 미치는 영향(What Russian aggression in Ukraine means for Southeast Asia)’ 등 관련기사들을 내고 이 문제를 짚었다.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미국의 대응이 중국에 대한 참고가 될 수 있다며 중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어떤 기회주의적인 움직임을 보일지 주목된다.
호주국립대 전략국방연구센터의 존 블랙스랜드 교수는 “푸틴의 가장 강력한 동맹자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푸틴이 세운 선례를 밀접하게 따르고 있다”며 “만약 미국과 서방의 우크라이나 침공 대응이 미약하거나 비효율적인 경우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더욱 자신감을 갖고 공격적으로 행동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또 “궁극적으로 서방이 중국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의 공범으로 받아들인다면 중국은 더 과감하게 전진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이는 대만을 포함해 남중국해 문제를 둘러싸고 있는 베트남과 필리핀 등에 위기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남중국해 문제는 중국과 대만의 양안(兩岸)문제와 더불어 중국이 아세안 각국과 첨예하게 부딪치는 지역이다. 중국은 이곳에 인공섬을 지난 2014년부터 만들고 군사 시설을 배치하면서 남중국해 전체 해역의 90%를 자국 영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베트남·말레이시아·브루나이·필리핀 등 주변국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베트남은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처럼 중국의 하이난 섬에 바로 맞닿아 있어 아세안 국가 중 남중국해 문제에 있어서는 최전선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베트남도 인공섬을 건설하며 자국 군인을 상주시키고 해군력을 투입하며 맞불을 놓고 있다.
베트남과 중국은 1974년과 1988년 파라셀 군도(중국명 시사군도)와 스프래틀리 군도(중국명 난사군도)에서 해전을 벌인 데 이어 지난 2019년에는 양국 군함들이 한달 이상 대치하며 전쟁 위기가 고조되기도 했다. 당시 양국 외교부는 서로에 대한 비방과 각 군도에 대한 자국 고유영토의 근거를 주장하며 날 선 공방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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