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지난달 말부터 외식 품목 관련 프랜차이즈별 가격과 등락률을 매주 공표하는 ‘외식가격 공표제’와 배달의 민족·쿠팡이츠·요기요 등 주요 배달 앱 3사 배달비를 공개하는 ‘배달비 공시제’를 시행 중이다.
정부는 업체 간 비용 인하 경쟁을 유도해 물가 안정화를 노리겠다는 심산이지만 시행 일주일이 지났지만 효과는 미미한 실정이다. 한국은행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지난해 11월 발표한 기존 전망치(2.0%)보다 1.1%포인트 올려 3.1%로 내다봤다.
외식업계는 정부가 물가 상승 책임을 자영업자에게 돌린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외식업체는 원자재비와 인건비 상승에 따라 불가피하게 가격을 올렸지만 부당한 행위라는 낙인이 찍힐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정부는 유류세 인하 조치 ‘약발’이 떨어지자 연장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정부는 국제유가가 급등하자 유류세를 역대 최대 폭인 20% 인하했다.
유류세 인하 조치 이후 전국 휘발유 가격은 하락세를 보였으나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인한 국제유가 상승세에 인해 다시 반등했다.
2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후 전국 휘발유 평균 가격은 리터당 1766.2원이다. 같은 날 서울은 리터당 1830.66원으로 유류세 인하 첫날 수준(1814.0원)을 넘어선 상태다.
전문가는 물가 안정화를 위해 '소득세 물가연동제' 등 실효성 있는 대책을 제시했다. 소득세 물가연동제란 소득세 과표구간, 세율, 각종 공개제도 등을 물가와 연동해 과표구간을 조정하는 제도로 미국, 영국, 호주 등에서 시행 중이다.
소득세 물가연동제를 적용하면 물가 상승으로 인해 명목소득이 증가해도 소득세 부담이 완화되는 효과가 있다. 정부 정책 과정에서는 일정한 원칙에 따라 자동으로 소득세제가 운영되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낮아진다.
추광호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정책실장은 “과도한 근로소득세와 사회보험 부담은 근로자의 가처분소득을 감소시켜 소비 여력이 축소되는 요인이 된다”며 “소득세제 개선과 물가 안정을 통해 근로자의 가처분소득이 증가하면 소비 진작을 통한 내수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소득세 물가연동제 적용 전 소득 기준을 먼저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소득세 세율이 2000년대 초반에 정해졌기 때문에 과거 소득 과표 구간과 세율이 그대로 남아 있어서 지금 소득과 격차가 크다”며 “이런 부분에 대해 임금 상승률 등을 반영한 뒤에 소득세 물가연동제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