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의의 교통사고로 하반신 마비 판정을 받은 친한 동생을 위해 그 누구도 시도하지 않은 도전에 나서게 됐습니다. 제가 개발한 ‘LYH-001 치료제’가 척추신경 손상으로 고통받고 있는 환자들에게 희망이 될 것이라 믿습니다.”
유준상 스탠드업 테라퓨티스 대표는 3일 아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LYH-001 치료제를 척추손상 마비 동물 모델에 적용해 분석한 결과 치료 후 15일 만에 자가 소변이 가능함과 동시에 마비됐던 하지를 사용할 수 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스탠드업은 유준상 대표를 필두로 독자적인 체세포 리 프로그래밍 플랫폼 원천기술을 개발해 차세대 척추손상 유전자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바이오 기업이다. 자체 개발한 신경세포 리 프로그래밍 기술은 환자의 피부세포를 리 프로그래밍해 손상된 척추신경을 복구할 수 있는 기술로, LYH-001 치료제 개발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그 결과 LYH-001 치료제는 기존 줄기세포 치료와 달리 순수 운동성 신경세포를 재생할 수 있으며 일회성 투약으로도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유 대표는 “LYH-001 치료제의 기반이 되는 생리학적 특성을 갖는 운동 신경세포 제작 인자의 스크리닝에 상당한 시간을 투자했다. 치료제를 개발하는 동안 기능이 없는 운동 신경세포도 제작하고 적절한 인자 조합의 어려움으로 수많은 실패도 경험했다. 전임상시험에 들어가기까지 꼬박 4년 정도 시간이 소요될 만큼 쉽지 않은 과정이었지만 결국엔 반복 실험을 통해 실질적 기능과 특성을 갖은 운동 신경세포를 제작했고, 관련된 연구 결과를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 등 다수 국제 저명 학술지에 제1 저자로 게재하기도 했다”고 답했다.
유 대표가 척추손상 유전자 치료제 개발에 뛰어든 데는 친한 동생인 ‘이영훈’씨 영향이 컸다. 고등학생 때부터 함께 지낸 동생 이영훈씨가 뜻하지 않은 교통사고로 갑작스럽게 하반신 마비 판정을 받게 되며 동생은 물론 주변 사람들 삶까지 송두리째 뒤바뀌는 것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봤기 때문이다.
유 대표는 “20대 젊은 나이에 하반신 마비 판정을 받은 동생을 보며 엄청난 충격이었다. 그 당시 퇴행성 신경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재생 기술 연구를 수행 중이었는데, 연구하는 ‘리프로그래밍’ 기술이 동생의 하반신 마비 치료에도 잠재력을 가진 기술이라는 판단이 섰고 주저 없이 회사를 설립하고 척추신경 손상 치료제 개발에 뛰어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유 대표는 지난 2007년 버지니아공대 생화학 박사, 동국대 생명공학 박사과정 후 한국과학연구원에서 뇌 신경 질환 및 줄기세포 연구만 10년 이상 수행한 세포 치료 분야 전문가로 손꼽힌다.
유 대표는 드디어 올해 성공적인 동물 임상시험을 바탕으로 창업 당시 꿈꿨던 목표에 한 발짝 더 다가가게 됐다. 오는 6월 이영훈씨를 대상으로 본격적인 임상시험에 돌입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회사 측은 AAV(아데노부속바이러스) 기반 척추신경 치료제를 기반으로 한 임상이 글로벌 최초로 시도되는 만큼 임상에 성공하면 유전자 치료제 역사에 새로운 한 획을 긋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는 “현재 미국 인구 중 1.9%가 마비 증상을 겪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연간 2000~2500명 정도 척추손상 환자가 발생한다. 척추손상으로 인한 마비는 여타 질병과는 별개로 회복할 수 없고 보험 처리도 되지 않아 환자와 가족들 모두에게 희망보다는 절망을 안겨주는 질병으로 통용되고 있다. 스탠드업은 이런 분들에게 희망을 주는 기업이 되고 싶다. 자사 치료제를 토대로 환자와 보호자의 고통 경감, 건강 증진, 삶의 질 개선이라는 3가지 미션을 완료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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