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물가 쇼크] 체감 물가 3년새 최악…살아나던 소비심리 다시 죽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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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라 기자
입력 2022-03-02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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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미크론 확산·우크라이나 사태에 소비 심리 위축

물가 상승이 계속되는 가운데 지난달 24일 서울의 한 마트 식품 코너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물가가 말썽이다. 정부가 각종 정책을 쏟아내며 물가 잡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역부족인 모양새다. 체감 물가는 3년 새 최악 수준이고, 우크라이나 사태 등 치솟는 물가를 자극하는 요인은 더 늘어나는 분위기다.

통상 물가가 상승하면 소비심리가 위축돼 실질구매력 감소로 이어진다. 이는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줘 경기가 침체되는 악순환이 우려된다. 물가 고공행진이 계속되는 만큼 뾰족한 대응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최근 들어 정부와 한국은행 등은 올해 한국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일제히 끌어올리고 있다. 4개월 연속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대의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지만, 더 오를 여력이 충분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2월 소비자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3.1로 다시 고꾸라졌다. 3차 백신 접종 본격화 등으로 경기 개선 기대감이 커지면서 올 1월(104.4) 반짝 상승했지만, 한달 새 다시 소비자 심리가 얼어붙은 셈이다.

CCSI는 소비자동향지수(CSI)를 구성하는 15개 지수 가운데 현재생활형편, 생활형편전망, 가계수입전망, 소비지출전망, 현재경기판단, 향후경기전망 6개 지수를 이용해 산출된다.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높으면 장기평균(2003~2021년)보다는 소비 심리가 낙관적이라는 뜻으로, 이 숫자가 작아질수록 소비 심리가 나빠졌음을 의미한다.  

황희진 한은 경제통계국 통계조사팀장은 "오미크론 확진자 수가 크게 늘면서 소비 심리가 다소 위축됐다"며 "오미크론 확산과 물가 상승 흐름이 얼마나 이어질지를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체감 물가는 더 잿빛이다. 지난 2월 일반인 단기 기대인플레이션은 2.7%로 전월 대비 0.1%포인트 올랐다. 휘발유 가격이 급등하는 등 국제유가 상승으로 유류제품 가격 오름세가 두드러졌고, 외식비와 농·축산품 등 체감 물가가 전반적으로 오른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2%대 중반을 기록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이 더 오를 경우 제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는 등 2차 파급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추가적인 물가 상승을 막기 위해서라도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확장적 통화정책을 펼치면서 기본적으로 물가가 오르고 있다"며 "이런 것들로 인해 소비자들의 생활이 안 좋아지고 실질 경제가 무력화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제한적이기는 하지만 우리나라도 우크라이나 사태에 예외일 수는 없다"면서 "우크라이나 사태나 코로나 확산세가 좀 진정되면 물가가 안정을 찾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문제는 실제 우리나라 물가에는 주거비와 음식 배달비 등이 포함돼 있지 않다는 점이다. 이를 포함하면 실제 체감 물가는 더 치솟을 수 있다. 통계청이 내놓는 물가 통계를 보면 한국은 주거비 중 전·월세 가격만 물가 통계 대상에 포함시킨다. 미국 등 대부분의 선진국은 매매가 상승분을 자가주거비로 환산해 소비자물가에 반영하는 것과 차이가 있다.

이런 점 때문에 한국은 지난해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22%가량 뛰었지만, 소비자물가에 반영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부동산 매매가격을 통계에 포함시키면 최근 미국의 소비자물가(7.5%)보다 더 뛸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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