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돋보기] 러시아는 어나니머스 사이버 공격을 두려워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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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완 기자
입력 2022-03-02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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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제 해커집단 어나니머스, 러시아에 사이버 공격 선전포고

  • 어나니머스 "무고한 사람 죽이는 러시아에 가만있지 않을 것"

  • 러시아 보안국 사이버 공격 우려…위협 수준 '심각' 격상

국제 해커집단 어나니머스 트위터에 올라온 영상 갈무리 [사진=어나니머스 트위터]

러시아가 지상에선 우크라이나, 온라인에선 어나니머스와 전쟁을 벌이고 있다. 어나니머스는 과거 미국 중앙정보국(CIA)과 이슬람국가(IS)를 상대로 사이버 공격을 감행했던 국제 해커집단이다. 그런 어나니머스가 최근 타깃을 러시아로 정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침공 지시를 내리면서다. 어나니머스는 러시아를 겨냥해 사이버 공격 선전포고를 내린 뒤 해킹 공세에 속도를 내고 있다. 러시아와 어나니머스 간의 사이버 전쟁이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2일 미국 CNBC와 영국 인디펜던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어나니머스는 러시아 국영 가스 기업 가즈프롬과 국영 매체 러시아투데이(RT), 러시아 대통령실 공식 사이트 크렘린궁 홈페이지 등을 먹통으로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RT는 공개적으로 공격 배후로 어나니머스를 지목했다. RT 대변인은 "어나니머스 선언 이후 RT 웹사이트는 주로 미국에 기반을 둔 1억개 기기를 통한 대규모 디도스 공격의 표적이 됐다"고 밝혔다.
 

[사진=국제 해커집단 어나니머스 트위터]

앞서 어나니머스는 지난달 24일 러시아에 사이버 전쟁을 선포했다. 팔로워 760만명을 보유한 어나니머스 트위터 계정은 "어나니머스 집단이 러시아 정부에 대항해 사이버 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일부 러시아군이 싸우지 않고 항복하고 있단 뉴욕타임스 기사를 공유하면서 "우리 모두가 푸틴의 잔학행위를 멈출 수 있다. 일부 군대가 항복하고 있다"고 글을 올렸다.

이어 "무고한 사람들을 죽이는 러시아군에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엄포했다. 실제로 이날 이후 어나니머스는 러시아에서 일어난 사이버 공격의 배후가 자신들이라고 대외적으로 알리고 있다. 예를 들어 러시아 인터넷 서비스 방해, 러시아 우방국 벨라루스의 무기 제조 업체 문서와 이메일 유출, 러시아 가스공급 시스템 관리사인 트빙고텔레콤(Tvingo Telecom) 등을 해킹했다고 주장했다.

어나니머스가 불붙인 사이버 전쟁은 가속할 것으로 보인다. 구글과 트위터 등 미국 대형 정보기술(IT) 기업들도 사이버 전쟁에 참전하면서다.

먼저 구글은 우크라이나에서 실시간 교통량 정보를 제공하는 기능과 상점에 손님이 얼마나 있는지를 알려주는 기능을 차단했다. 우크라이나 국민을 보호하겠단 취지에서다.  또 구글 자회사인 유튜브는 RT 등 러시아 국영 매체가 유튜브에 올린 영상으로 수익을 창출하지 못하도록 했다. 

트위터는 러시아 국영 미디어의 웹사이트로 연결해주는 링크를 공유하는 트윗에 '라벨'을 붙이기 시작했다. 트위터 관계자는 "침공 이후 러시아 국영 미디어로 연결하는 링크를 공유하는 트윗이 하루 4만5000개가 넘는다"고 말했다.
 

러시아군 침공 맞서 화염병 투척 훈련하는 우크라 주민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그렇다면 어나니머스의 사이버 공격은 러시아에 어떤 영향을 끼칠까.

호주 비영리 매체 더컨버세이션은 "어나니머스의 사이버 공격을 통해 러시아의 전술 정보가 드러날 수 있어 우크라이나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러시아가 펼치는 선전전도 무력화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자국 언론을 검열하는 러시아 내부에 우크라이나 침공 상황을 실시간으로 알릴 수 있기 때문.

러시아도 이런 사이버 공격이 선전전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보는 모양새다. 러시아 연방 보안국(FSB)은 자국의 기반 시설을 표적으로 한 사이버 공격이 우려된다고 평가해 위협 수준을 '심각'으로 격상했다.
 

[사진=아주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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