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 러, 돈줄 막히자 비트코인 사재기…4만5000달러 돌파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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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지 기자
입력 2022-03-02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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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전 세계 금융제재에 따라 러시아인들이 가상자산 사재기에 나서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2일 오후 4시 20분 기준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사이트 코인마켓캡에서 1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0.88% 증가한 4만3883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일주일 전보다 약 15% 뛴 가격이다. 시가총액 2위인 이더리움도 하루 전보다 1.55% 오른 2966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시간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서 1비트코인은 5293만3000원이며 이더리움은 357만7000원이다. 업비트에서 비트코인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소식이 전해졌던 지난달 24일 한때 4258만원까지 떨어지며 하락세를 보였으나 서방국가들의 대러 금융제재가 본격적으로 이뤄진 지난달 28일 하루동안 14% 이상 급등했다.

이런 상승세는 최근 서방 주요국들의 제재를 피하려는 러시아인들이 가상화폐 시장으로 몰린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과 유럽 서방 국가들은 러시아를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결제망에서 제거하기로 결정한 이후 루블화 가치는 30% 가까이 급락했다. 가치가 폭락한 루블화를 대체함과 동시에 국제 시장에서의 고립을 피하려고 러시아인들이 가상화폐 매수에 나선 것이다.

데이타트렉 리서치의 니콜라스 콜라스 공동 창립자는 "러시아가 제재를 회피하는 데 이용할 잠재적 수단으로 가상화폐를 찾고 있다"면서 "루블화와 같은 명목 화폐를 실용적으로 대체할 수 있는 통화로 가상화폐가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글로벌 코인 시황사이트 코인게코에 따르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난달 24일 오후 3시 비트코인 거래량은 255조3652억7472만 달러였는데 서방 국가의 대러 금융제재로 3월 1일 오후 11시 기준 358조5318억3271만 달러까지 치솟았다. 30%나 급등한 셈이다.

미국은 러시아 경제제재 효과를 높이기 위해 가상자산 제재를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러시아 은행과 거래하는 거래소에 차단을 요청하는 방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블록체인 특성상 탈중앙화 시스템으로 특정 국가나 세력이 통제할 순 없는 탓에 개인 지갑 송금은 건드릴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 세계 주요 가상화폐 거래소들은 러시아 이용자의 거래를 금지해달라는 우크라이나 정부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하면서 러시아가 가상화폐를 통해 국제 제재를 우회할 수 있다는 우려는 커지고 있다.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바이낸스는 대러 제재 대상자의 계좌만 차단할 것이라면서 모든 러시아인 이용자의 계좌를 동결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낸스 대변인은 "암호화폐는 전 세계 사람들에게 더 큰 재정적 자유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암호화폐에 대한 사람들의 접근을 일방적으로 금지하기로 결정하는 것은 암호화폐가 존재하는 이유에 반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도 국제 제재 대상이 된 러시아 고객의 계정과 거래는 차단하기로 했지만, 모든 러시아인 계정에 대한 전면적인 거래금지 요구에는 난색을 보였다. 코인베이스 대변인은 "지금 당장은 모든 러시아 계정과 관련된 거래를 금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는 비트코인 채굴 분야에서 세계 3위 수준이며, 러시아인이 보유한 비트코인 예치금 총액만 해도 약 28조8000억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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