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정보제공사이트 인베스팅닷컴은 비트코인 가격이 지난달 28일(이하 현지시간) 14.6% 상승한 이후 1일에도 2.9% 상승했다고 전했다. 비트코인 다음으로 시가총액 규모가 큰 이더리움 역시 28일에는 11.7%, 1일에는 1.82% 상승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일부 투자자들이 암호화폐를 통해 서방 국가들의 금융 제재를 피할 수 있다고 생각함에 따라 암호화폐 가격이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스테판 울레 FRNT파이낸셜 최고경영자(CEO)는 "비트코인은 정부나 은행의 개입 없이 직접 거래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금과도 비슷한 성질을 갖고 있다"라고 1일 블룸버그에 밝혔다. 그는 "은행이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은행 시스템 외부로도 자산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려는 사람들이 늘며 비트코인을 선호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현재의 암호화폐 강세는 비트코인이 일반적인 화폐 대신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며 암호화폐의 미래를 더욱 긍정적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니콜라스 콜라스 데이터트렉리서치 공동창립자는 "암호화폐가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제재를 회피하기 위해 사용되고 있다"라며 "이는 러시아 루블화와 같은 일반적인 화폐를 암호화폐가 대체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말했다.
앞서 많은 분석가들은 지정학적 혼란이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비트코인이 유용한 자산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 왔지만, 그간 비트코인의 변동성으로 인해 이러한 의견은 큰 지지를 받지 못했다. 그러나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한 상태에서 비트코인 가격이 상승한 것은 비트코인이 안전자산으로 기능할 수 있다는 추측에 힘을 실었다. 왈리드 쿠드마니 XTB마켓 애널리스트는 "비트코인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갈등이 계속해서 심화하고 있는 가운데 안전자산으로서의 지위를 약간 회복하며 강세를 보였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암호화폐 거래를 통해 제재를 우회할 수 있다는 의견은 사실이 아닐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가상화폐 전문 투자업체 밸커리인베스트의 리아 월드 최고경영자(CEO)는 러시아 시장 참여자가 제재를 우회하기 위해 가상화폐를 이용한다는 추측이 사실일 가능성이 높지만, 여기에는 오해가 있다고 이날 CNBC에 밝혔다. 월드 CEO는 "현금 거래보다 블록체인 거래를 추적하는 게 훨씬 더 쉽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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