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만 아브라모비치(55)는 2일(이하 현지시간) EPL 첼시 구단을 매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아브라모비치는 "나는 항상 구단의 최대 이익을 염두에 두고 결정을 내렸다"며 "이에 따라 현재 상황에서는 구단을 매각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 희생자들을 위한 자선 재단을 설립해서 구단 매각으로 남은 순수익을 모두 기부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약 15억 파운드(약 2조4000억원)로 알려진 대여금을 구단으로부터 돌려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외신들은 이 같은 첼시 구단 매각 결정은 키어 스타머 노동당 대표가 영국 정부에 아브라모비치에 대한 제재를 촉구한 뒤 몇 시간 만에 내려졌다고 짚었다. 포브스 추정 순자산이 133억 달러(약 16조원)에 달하는 아브라모비치가 영국 정부의 제재를 피하기 위해 서둘러 자산 매각에 나섰다는 것이다.
키어 스타머 노동당 대표는 이날 하원에서 "아브라모비치는 러시아 정부와의 관계와 부패 활동 때문에 영국 내무부에서 관심을 두고 지켜보는 인물"이라고 말했다. 이어 "존슨 영국 총리는 지난주에 아브라모비치가 제재 대상이 된다고 하고선 이후에 정정했다"며 "왜 제재 대상에 포함하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스위스의 한 매체는 첼시 구단 매입을 검토하는 스위스의 갑부 한스요르그 위스를 인용해서 아브라모비치가 영국 모든 빌라를 팔려고 하고 첼시도 최대한 빨리 없애려고 한다고 전했다.
영국 노동당의 크리스 브라이언트 의원은 이날 하원에서 아브라모비치가 런던 소재 부동산 2채를 매각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지적하며, 아브라모비치에 대한 제재에 서두를 것을 촉구했다.
다만, FT는 제재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자산 매각이 난항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고급 부동산 중개업체 포브스길버트그린의 제임스 포브스 이사는 아브라모비치의 자산을 매각하기 위해서는 "모든 규제와 새로운 제재를 통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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