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양회 개막]"美·대만·우크라…" 고민 깊어지는 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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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이재호 특파원
입력 2022-03-04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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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회 앞두고 '우크라 사태' 돌발

  • 美·유럽 연대 강화, 난감해진 中

  • 시진핑 '대중 포위망' 뚫기 암초

  • 일각선 우크라·양안관계 오버랩

  • "대만 관련 中 태도 세계가 주목"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4일 시작되는 중국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외교·안보 분야의 최대 화두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될 전망이다.

반(反)러시아 연대에 가담한 세계 각국은 중국의 태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러시아의 패권적 행태에 비극을 맞은 우크라이나의 상황이 중국의 위협 앞에 놓인 대만과 묘하게 오버랩되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미국을 비롯해 서방 세계의 단합은 더 공고해지는 모습이다. 

미국의 대중 포위 전술에 맞서 우군 확보에 주력해 온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고민이 더 깊어질 수밖에 없다.

◆미·중 갈등, 양회 주요 화두

양회에서 외교·안보는 크게 주목 받는 분야가 아니다.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개막일에 총리가 전년의 성과와 당해 예정된 일정을 요약해 발표하는 정도다. 

다만 물밑 사정은 다르다. 양회 기간 중 중앙정부는 물론 주요 지방정부까지 국제사회의 동향 파악과 정보 교환에 열을 올린다. 

중국의 국력이 신장되면서 글로벌 무대에서의 활동 공간이 넓어졌기 때문이다. 

고립을 자초한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 중국은 일방주의·보호무역 배척과 다자주의 보호라는 수사를 앞세워 우군 확보에 힘써 왔다. 

지난해 집권한 조 바이든 대통령이 다자주의 복귀와 미국의 리더십 회복을 천명한 뒤에도 중국은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중국·유럽연합(EU) 간 투자협정 체결 등의 성과를 거뒀다.

시 주석은 2018년부터 시작된 집권 2기 내내 미국의 대중 포위망을 뚫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중국 주도의 독자적인 가치사슬을 구축하고, 2035년까지 경제 규모 면에서 미국을 뛰어넘겠다는 야심찬 청사진까지 마련해 놓은 상황이다. 

특히 올해는 시 주석의 3연임이 확정될 20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가 열리는 중요한 시기다.

대외 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게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롼쭝쩌(阮宗澤) 중국국제문제연구원 부원장은 신화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정상 외교로 주변국과의 관계를 심화하고 친구를 늘려 나가는 식으로 글로벌 파트너십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터진 우크라이나 사태는 시 주석과 중국 정부에 심각한 고민을 안겼다.

◆우크라 사태로 고민 깊어진 中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국제사회가 연일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러시아는 중국의 대미 항전 파트너다. 중국은 우크라이나의 최대 교역 상대국이기도 하다. 

그동안 두 나라 모두와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 왔지만, 이제 이같은 균형 유지가 어려워졌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터진 뒤 서방 세계는 미국을 중심으로 똘똘 뭉치고 있다. 러시아 편을 들지 말라며 중국에도 압박을 가하는 중이다. 

미국과 유럽 사이의 틈을 벌리기 위해 구애와 물량 공세를 펼쳐 온 시 주석 입장에서는 여간 난감한 게 아니다. 

러시아와 달리 글로벌 경제에 깊숙이 편입된 중국으로서는 무턱대고 러시아 편을 들 수도 없다. 

스인훙(時殷弘) 인민대 교수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인터뷰를 하며 "중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지하지도, 서방의 제재에 직접적으로 도전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경제·금융적으로 어려움에 봉착한 러시아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할 것"이라고도 했다.

중국이 느끼는 곤혹스러움이 묻어 나는 대목이다. 

특히 우크라이나 사태와 중국·대만 간 양안(兩岸) 관계를 비슷한 잣대로 분석하려는 시도에 부담스러움을 느끼고 있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이번 사건을 대만 침공의 계기로 삼을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한다. 

중화권 매체 둬웨이는 "올해 양회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이 중요한 화두로 다뤄질 것"이라며 "대만 문제에 대한 중국의 태도에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베이징 외교 소식통은 "대만 통일은 시 주석의 숙원이지만 괜한 도발로 미국을 자극할 수 있어 섣불리 행동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며 "양회 때 나올 대만 관련 메시지에 이목이 쏠리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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