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후보의 이런 선택에는 ‘부동층’과 ‘지지층’을 공략하려는 각기 다른 목적이 자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후보와 윤 후보가 마지막 여론조사까지 ‘박빙’을 펼쳤던 만큼 상대 진영 표심을 와해하며 본진 지지율을 묶어두려는 승부수가 첫 결전지인 사전투표장에서 드러난 셈이다.
호남 ‘텃밭’ 관리 마친 이재명, ‘열세’ 뒤집을 카드로 서울 부동층 러브콜
대선 여론조사 공표 금지 시점 직전까지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이 후보와 윤 후보가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는 가운데 윤 후보가 다소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본지가 여론조사기관 ‘윈지코리아컨설팅’에 의뢰해 대선 후보 당선 가능성 전망을 조사(3월 1~2일)한 결과 이 후보는 46.0%, 윤 후보는 50.3%로 3일 집계됐다. 당선 가능성 전망 조사에는 ‘샤이 표심’이 반영됐을 확률이 커 이 후보보다 윤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비교적 큰 것으로 관측된다.
서울은 전국의 다양한 지역에서 모인 시민들이 거주하는 도시로 알려져 있다. 그만큼 지역색이 옅다 보니 역대 선거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해왔다. 막판까지 표심을 종잡을 수 없는 부동층이 쏠려있는 곳이라는 의미다. 이 후보는 자신의 표를 서울에서 던지는 상직적 행위를 통해 서울 거주 유권자들에게 표심을 호소한 것으로 보인다.
호남의 지지율이 이 후보를 받쳐주고 있는 상황도 한몫한 것으로 분석된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3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2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2013명을 대상으로 물은 결과 호남에서의 이 후보 지지율은 72%였다. 윤 후보 지지율은 10%에 그쳤다.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윤석열, ‘안철수 단일화’ 효과 극대화...‘노무현 표심’으로 진보 결집 허물기
윤 후보는 이날 오전 부산 남구청에서 사전투표를 했다. 이후 남구 유엔기념공원을 참배한 후 “사전투표는 정권을 교체하고 새로운 희망을 찾기 위해 반드시 해야 한다”며 “많은 국민께서 사전투표에 참여해 주기를 부탁드린다”고 독려했다.
윤 후보가 ‘부산·울산·경남’으로 대표되는 ‘PK’로 향한 이유는 ‘집토끼 잡기’에 있다. 보수 정당의 텃밭 중 하나로 분류돼 왔던 부산·울산·경남에서 이 후보가 지지율의 상당 부분을 가져가고 있는 만큼 지지층을 재차 결집해 이를 빼앗아 오겠다는 포석이다.
한국갤럽은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2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2명(응답률 16.5%)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 이 후보는 38%, 윤 후보는 43%의 지지율을 기록했다고 4일 밝혔다.
실제 PK는 전통적인 보수 정당 지지 지역으로 꼽혀왔음에도 지난 2018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에게 승리를 안겼다. 그러다 지난 2020년 21대 총선과 2021년 4·7 재보선에선 다시 국민의힘에 손을 들어준 바 있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선 후보와의 단일화 효과를 십분 활용하겠다는 의도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부산 출신에 ‘노무현 정신’ 계승을 선언한 안 전 후보와의 단일화로, 이 후보에게 옮겨간 PK의 ‘진보층 표심’을 와해할 수 있다는 기대가 가능해진 것이다. 앞서 안 전 후보는 지난달 “아무리 실패해도 좌절하지 않고 대의를 위해, 미래를 위해 끊임없이 도전했던 ‘바보 노무현’의 길을 기억하겠다”고 밝혔다.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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