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4일 사전투표에 참여했다. 두 후보 모두 배우자인 김혜경씨, 김건희씨와 동행하지 않은 채 투표소 안으로 들어섰다.
그간 역대 대선 후보들이 배우자와 함께 투표소로 향했던 것과 사뭇 다른 풍경이다. 두 후보가 공통적으로 안고 있는 ‘배우자 리스크’가 빚어낸 이색 장면으로 풀이된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소공동 주민센터에서 투표를 한 뒤 “촛불을 들고 광화문과 시청 앞에 모이셨던 수많은 국민들을 생각했다”며 “이번 대선의 선택 기준은 경제, 위기 극복, 평화, 통합”이라고 밝혔다.
윤 후보도 이날 오전 부산 남구청에서 사전투표를 하고 “오늘 제가 검찰총장을 그만둔 지 딱 1년 되는 날이다”라며 “제가 그날도 대검찰청을 나오면서 어느 곳에 있더라도 자유민주주의와 국민 보호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이날 윤 후보 배우자 김건희씨는 자택 근처인 서울 서초구 서초1동 주민센터를 찾아 사전투표를 마쳤다. 김씨는 기자들이 투표 소감을 묻자 “고생 많으십니다”라고 짧게 답했다.
이 후보 배우자 김혜경씨는 아직 사전투표 계획이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두 후보가 배우자와 함께 투표소를 찾지 않은 것은 김혜경씨와 김건희씨를 둘러싼 각종 의혹들로 인해 유권자 앞에 함께 나서는 게 부담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김혜경씨는 경기도 공무원 사적 심부름 의혹과 법인카드 유용 의혹에 휩싸였다. 김건희씨의 경우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연루 및 허위 경력 의혹을 받고 있다.
실제 두 배우자를 향한 유권자의 시각도 긍정적이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일보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 의뢰해 전국 성인 남녀 1012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1일까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어느 후보의 배우자 문제가 더 크다고 보는가'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43.0%는 ‘윤 후보 부인 김건희씨의 문제가 더 크다’고 답한 것으로 지난 3일 집계됐다.
‘이 후보 부인 김혜경씨의 문제가 더 크다’는 답변은 41.1%로 조사됐다. 두 배우자에 대한 평가는 오차범위(±3.1%p) 내에서 접전을 벌였다.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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