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한 부처 관계자는 “워낙 민감한 사안인 데다가 어떤 구도로 만들어질지도 모르는 상황이다”라며 “현재 나온 버전도 여러 가지라 가정이나 판단을 할 수 없다”고 밝혔다.
가장 유력한 대권 주자로 꼽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각종 부처를 신설하고 통폐합하는 등 정부조직 개편을 약속했다.
이재명 후보는 기획예산처를 신설해 기획재정부 권한을 축소하고 기후에너지부, 청년미래부처 등을 새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윤석열 후보는 여성가족부를 폐지하고 항공우주청·디지털혁신부처 등을 만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현 정부까지 소위 '힘 있던' 부처들은 선거 결과에 따라 미래가 갈린다는 분위기다. 기재부 관계자는 “인사팀에서 조직 개편을 담당할 예정인 건 맞지만 누가 대통령이 될지 모르는 상황”이라며 “두 후보 간에 기획재정부 조직개편 정도에는 차이가 있기 때문에 모두 TV만 보고 있다”고 전했다.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 역시 “아직 감지되는 분위기가 없어 끝까지 두고 봐야 하는 형국”이라고 말했다.
두 후보가 거론한 기후에너지부, 항공우주청, 디지털혁신부처 등과 관계 있는 부처들도 대선 결과에 예민한 건 마찬가지다. 두 후보 공약 공통점이 규모가 큰 ‘공룡 부처’를 축소하고 분야별로 나뉜 업무들을 새로운 부처에 한데 모으는 것이 주요 골자이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두 후보 공약에 모두 걸쳐 있는 부처로 주목받고 있다. 이 후보는 산업부·환경부 등 여러 부처에 분산된 업무를 기후에너지부로 통합할 계획이다. 윤 후보는 산업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방사청 등이 나눠서 하던 우주 산업 업무를 항공우주청에 모은다는 구상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이미 부처 내에서는 조직 개편이 있을 것이라고 인지하고 있고 내외부에서 시끌시끌하다”며 “윗선으로 올라갈수록 더 민감한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기후에너지부로 쪼개질 수 있는 환경부는 어떤 정부가 들어서도 탄소중립의 큰 틀은 가져가겠다는 입장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정권교체 여부와 상관없이 탄소중립은 계속 진행해야 하는 패러다임이다”라며 “대선 후보들도 공감하고 있는 부분이다”라고 전했다.
새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조직개편은 필수 코스였다. 일각에서는 그동안 실효성이 적었던 조직개편과 다르게 시대 변화에 맞는 실리적인 방향으로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소윤 한국행정연구원 정부조직디자인센터 연구위원은 “급변하는 상황에 맞게 미래 지향적이고 사회적 난제를 해결할 수 있는 조직으로 탈바꿈돼야 한다”며 “블록 맞추기나 덧붙이기 식으로 불필요한 기능에 새 기능을 추가만 하거나 특정 대상을 중심으로 하는 부처를 만드는 것은 잘못된 방식이다”라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최근 장기적인 국가 경제 계획을 내놓는 기능이 많이 약화됐다”며 “경제 성장에 중요한 시점에서 미래 예견 기능을 맡는 정부 부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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