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당국자들은 자국산 F-16 전투기를 폴란드 등 동유럽에 위치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들에 제공하는 대신, 동맹국들이 소련이 만든 전투기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파이낸셜타임스(FT) 등이 6일(현지시간) 밝혔다. 당국자들은 실제로 이번 안이 시행되기 위해서는 백악관과 의회의 동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미국 의원들과 영상 회의를 진행했다. 약 300여명이 참가한 회의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의 공습이 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공군이 사용할 수 있는 러시아제 제트 전투기가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우크라이나 공군의 경우 대부분 러시아에서 제조한 항공기를 가지고 조종 훈련을 받았기 때문에 러시아산 항공기에 더 익숙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현재 미국 의원들은 동유럽 동맹국들이 러시아 군용기를 보유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가 이들 국가의 군용기를 받아올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원들은 대신 동유럽 동맹국들에 자금을 지원하거나 미국산 전투기를 제공하는 안을 고려하고 있다.
폴란드 외에 여러 동맹국들이 우크라이나에 소련식 전투기를 제공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지만, 제공할 수 있는 전투기가 몇 대나 되는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백악관은 이와 관련해 폴란드와 다른 NATO 동맹국들과 논의하고 있다면서도, "실제로 폴란드에서 우크라이나로 항공기를 어떻게 운반해야 하는지를 포함해 실질적이고 어려운 몇몇 문제가 있다"라고 밝혔다고 이날 FT는 보도했다. 또한 백악관 대변인은 "폴란드가 우크라이나에 전투기를 제공하겠다고 결정할 경우, 공백을 메우기 위해 가능한 방안을 고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일각에서는 제트기를 우크라이나에 인도하는 것이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에 직접적으로 개입하는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미국은 우크라이나 사태에 직접적으로 개입하지 않겠다고 밝히며 자금 또는 물자 지원을 통해 우크라이나를 도와 왔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