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먹거리 IPO 시장 냉랭…증권가 당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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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창 기자
입력 2022-03-06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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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모가 떨어지고 기관투자자마저 지갑 닫아

  • 어렵게 상장한 주식들도 수익률 마이너스

  • IPO 조직 강화 나섰던 증권사도 곤혹

[자료=한국거래소]

증권업계 수익원으로 기대되던 기업공개(IPO) 시장이 기대에 못 미치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상장 계획을 철회하는 기업이 속출하고 어렵사리 상장한 기업들 주가도 지지부진한 사례가 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지수 하락 현상도 심화되면서 기관이나 개인투자자들도 새내기주에 투자를 결심하기 어려우리라는 게 증권업계의 설명이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대명에너지는 상장을 철회했다. 기관 수요예측이 부진한 결과로 나오자 내린 결정이다. 대명에너지 관계자는 "가치를 적절히 평가받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잔여 일정을 취소하고 철회신고서를 제출한다"고 밝혔다.

대명에너지는 상장을 통해 1125억~1305억원을 조달하는 게 목표였다. 하지만 수요예측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희망 공모가 밴드(2만5000~2만9000원)보다 낮은 가격을 제시한 기관이 대부분이었다. 최근 증시 상황이 대명에너지 측 기대보다 낮았다고 증권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실제로 대명에너지뿐만 아니라 올해 수요예측을 진행한 상장 예정 기업 중 노을과 인카금융서비스, 스톤브릿지벤처스, 브이씨, 모아데이터 등이 수요예측에서 부진한 경쟁률을 기록해 공모가를 최하단이나 하단보다 더 밑에서 정할 수밖에 없었다.

증시 유동성이 좌우하는 수요예측 시장에서 기관투자자들마저 지갑을 닫는 분위기다.

얼어붙은 분위기에 상장예비심사를 철회하는 곳도 늘고 있다. 올해 들어 한국의약연구소와 파인메딕스, 미코세라믹스, 퓨처메디신 등 4곳이 상장예비심사 청구를 철회했다. 

어렵사리 상장에 성공한 기업들 주가 흐름도 기대 이하인 경우가 많다. 올해 상장한 16개 종목 중 8개 종목이 지난 4일 기준 공모가를 밑도는 상황이다. 이렇다 보니 상반기 상장이 기대됐던 마켓컬리는 아직 상장 예비심사 청구를 미루고 있다. 

기업공개 시장이 예상외로 부진에 빠지면서 공모주 펀드도 지지부진한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펀드 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146개 공모주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2.04%다. 연초 이후 기준으로 1310억원이 유입됐지만 최근 1개월을 기준으로 보면 6494억원이 유출됐다. 시간이 갈수록 자금이 들어오는 속도보다 빠져나가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얘기다.

기업공개시장 호황을 띨 것으로 예상하고 관련 부서 강화에 나섰던 증권사들은 곤혹스럽다는 반응이다. 

최근 일평균 거래대금이 감소세다 보니 각 증권사는 유동성 감소로 브로커리지 수익이 줄 것을 예상하며 기업금융(IB) 부문 경쟁력 강화에 나서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IPO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이 같은 전략에도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에는 IPO 호황으로 각 증권사가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우는 분위기였지만 올해는 역기저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IPO 시장에 한파가 계속되리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단기간에 해소되기는 어렵다는 점에서 상반기 내 투자심리가 극적으로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문가들은 우려한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양측 상황을 고려하면 우크라이나 사태가 빠르게 해결되기보다는 장기화할 여지가 높은 편"이라며 "원·달러 환율도 달러당 1210원을 상향 돌파하는 등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로 매크로 지표들이 악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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