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3.65포인트(-1.22%) 하락한 2713.43으로 거래를 마쳤다. 4거래일 연속 이어오던 상승장에 급제동이 걸린 셈이다. 하루에만 개인이 9868억원을 순매수한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5890억원, 4258억원을 순매도했다. 이날 주가 급락은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자포리자에 위치한 원전에 포격을 감행, 원전에 화재가 발생하고, 원전 주변 지역에 방사능 수치가 상승하고 있다는 소식이 시장에 충격을 줬다. 하지만 지난주 기준으로 코스피는 완만한 회복세를 나타내온 만큼 전 주 대비로는 1.36%(36.67포인트) 상승한 상태다.
◆지속되는 전쟁 리스크·인플레 우려는 악재
이번 주도 우크라이나발(發) 우려에 따른 변동성 장세를 전망 중이다. 다만 금융투자업계가 코스피 전망 밴드를 일제히 상향 조정한 점은 다소 긍정적이다. NH투자증권은 이번 주 코스피 주간 예상 밴드로 2650~2800포인트를 제시했다. 이는 전주 예상치(2540~2700) 대비 100포인트 상향 조정된 수치다. 하나금융투자도 예상밴드로 2700~2820포인트를 내놨는데 이 역시도 전주(2600~2720포인트)에 비해 100포인트 올려 잡은 수준이다.
손주섭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긴축정책에 따른 통화정책 리스크와 인플레이션 피크아웃 가능성에 대한 우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슈 등 매크로 및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 중”이라며 “증시의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이에 대한 불안도 가중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도 “당분간 국내 증시는 제한된 상방과 하방 사이에서 등락을 반복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밸류에이션 메리트는 지수의 하방을 지지할 수 있으나, 지정학적 민감도가 높은 시장 특성을 고려하면 전면적 반등은 분명 녹록지 않다”고 설명했다.
반면 완화된 긴축강도 가능성은 시장에 긍정적일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높아진 원자재 가격과 반대로 시장은 미 연준이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해 향후 긴축 정책 강도를 낮출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며 “미 선물시장은 연준의 3월 50bp 금리 인상 시나리오를 5% 가능성에 그칠 것으로 반영하고 있으며, 연내 금리 인상 횟수도 기존 6~7회에서 5~6회로 낮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연내 미 연준의 가장 긴축적인 스탠스가 관찰되는 시점이 3월 FOMC 회의가 될 가능성이 높다면, 시장은 해당 이벤트를 오히려 불확실성 해소 차원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플레 대응 전략 우선돼야
금융투자업계는 최근 우크라이나발(發) 지정학적 리스크로 원자재 가격 급등이 가속화 되고 있는 만큼 가격전가가 빠른 업종과 경기회복에 따른 수혜주 등에 관심이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김영환 연구원은 “최근 코스피 실적 전망은 비용상승에 따른 마진 축소 우려를 반영 중에 있다”며 “비용상승분을 가격에 전가하기 용이한 은행과 비철금속, 운송을 중심으로 업종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그는 “대선 이후 내수부양이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음식료, 유통, 의류 등 내수소비 업종과 코로나19 확산세 진정 이후 엔데믹 전환 수혜를 기대할 수 있는 면세점과 호텔업종도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서정훈 연구원도 “원자재 가격의 상승세가 당분간 주어진 상수임을 감안할 경우 가격 전가가 용이한 철강과 금속, 화학 등 국내 소재업종과 에너지 섹터 등의 경기민감주를 살펴봐야 한다”며 “물류와 공급망 재정비 수혜가 가능한 운송과 기계, 조선 및 주요국의 국방비 증대 기조가 확산되고 있는 만큼, 방산 관련주에 대한 시장 선호도 역시 연장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3월 FOMC 이후 원자재에 대한 투기 수요가 감소하는지, 5월 50bp 인상 가능성이 낮아지는지를 확인하고 주식 포지션을 늘려야 한다”며 “금리 상승을 헤지하기 위해 보험 등 금융주의 매수도 고려해 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그는 “원자재 가격 상승에 기댄 매수 행보는 짧게 가져가는 것이 좋다”면서 “아직은 마진율이 높고 그에 비해 투자 압력이 낮은 대형 반도체와 인터넷 등의 업종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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