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주방용 가전제품 업체 노반전기(老板電器, 로밤전기, 002508, 선전거래소)가 '헝다 리스크'로 지난해 약 1200억원이 넘는 부실채권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반전기는 지난해 실적보고서를 발표해 매출액이 전년 대비 24.84% 증가한 101억4800만 위안(약 2조원), 순익은 19.66% 줄어든 13억3400만 위안이라고 집계했다.
순익이 줄어든 건 중국 부동산재벌 헝다 사태로 인한 부실채권이 급증했기 때문이라고 노반전기는 설명했다.
실적보고서에 따르면 노반전기는 지난해 모두 7억1000만 위안어치 부실채권을 계상했다. 이중 헝다그룹을 비롯한 관련 계열사와 연계된 부실채권 액수가 6억3000만 위안(약 1200억원)에 달한다. 나머지 고객으로부터 발생한 부실채권은 약 8000만 위안 남짓이다.
앞서 노반전기는 헝다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가 불거졌을 당시 "회사는 현재 헝다그룹과 모든 협력은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으나, 결국 헝다그룹과 관련한 어음·매출채권에 문제가 생겨 부실채권이 발생한 것이다.
노반전기는 중국 주방가전 선두업체다. 헝다·완커 등 중국 대형 부동산 기업과 긴밀히 협력하며 주방환풍기·가스레인지 등과 같은 가정용 주방가전의 시공 인테리어를 담당해왔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 위축으로 최근 주가 하락을 면치 못하고 있다.
노반전기가 헝다 리스크에 노출됐다는 소식에 주가도 하락곡선을 그리는 중이다. 7일에도 노반전기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3.5% 하락한 31.34위안으로 오전장을 마쳤다. 최근 중국 부동산 경기 침체 속 올 들어서 주가 낙폭만 약 15%에 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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