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공익재단 점검-현대자동차그룹④] 현대차정몽구재단⋯큰 외형만큼 공익활동 확대도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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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은·태기원 기자
입력 2022-03-08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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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물류산업·자동차부품 재단, 외형 작으나 공익사업 양호

[사진 = 아주경제]

 
현대자동차그룹(이하 현대차그룹) 산하 공익재단들은 대부분 설립 취지에 따른 활동을 무난히 수행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현대차정몽구재단의 경우 그룹 내 재단 중 가장 큰 외형을 자랑하면서도 공익활동에서는 조금 아쉬운 수준을 나타냈다.
 
현대차그룹이 운영하는 공익재단은 현대차정몽구재단과 자동차부품산업진흥재단, 물류산업진흥재단 등 총 세 곳이다.
 
현대차정몽구재단은 지난 2007년 11월 설립된 사회공헌재단으로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이 8500억원을 출연했다. 재단은 ‘인류와 사회의 이익에 기여한다’는 목표 아래 핵심사업으로 미래인재 사업, 문화예술 사업, 사회복지 사업을 수행해왔다.
 
자동차부품산업진흥재단은 2002년 7월 △현대자동차 27억원 △기아자동차 14억원 △현대모비스 외 164개 부품사 11억원 등 그룹 계열사들이 총 52억원의 현금을 출연해 설립했다.
 
물류산업진흥재단은 지난 2013년 현대글로비스가 20억원을 출연해 설립됐으며, 중소물류 기업을 대상으로 물류교육과, 컨설팅 및 홍보 지원, 중소물류기업 직원 복지 환경 개선 등의 활동을 해왔다.
 
현대차그룹 공익재단 중 외형이 가장 큰 곳은 현대차정몽구재단이고, 자동차부품산업진흥재단과 물류산업진흥재단이 뒤를 이었다.
 
아주경제가 현대차그룹의 세 곳 재단 결산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0년 현재 이들 재단의 총자산은 9004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정몽구재단이 8930억원으로 전체의 99%를 차지했고 자동차부품산업진흥재단 69억원, 물류산업진흥재단 5억원 순이다.
 
자동차부품산업진흥재단과 물류산업진흥재단은 현대차정몽구재단 대비 규모는 현저히 작은 편이다. 하지만 공익활동성을 간접적으로 가늠할 수 있는 지표인 공익목적 지출 비중은 다른 재단에 비해 월등한 것으로 분석됐다.
 
자동차부품산업진흥재단이 2020년 공익사업을 위해 지출한 총비용은 116억원이다. 이는 재단의 총자산 69억원의 약 두 배에 가까운 규모로, 여타 대기업 공익재단들과 견줘봐도 눈에 띄는 수준이다.
 
같은 기간 자동차부품산업진흥재단의 총사업수익은 119억원이다. 현대·기아자동차, 현대모비스 등 계열사의 기부금 117억원과 사업외수익 1억6000만원, 기타공익목적사업수익 9000만원 등이다.
 
자동차부품산업진흥재단은 당해 연도 기부금과 사업수익의 96% 이상을 공익목적 사업을 위해 소진했다. 재단의 이 같은 행보는 해마다 비슷한 상황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외형만 키우는 일부 기업집단 공익재단들과는 차이를 느낄 수 있는 대목이라고 진단했다.
 
물류산업진흥재단의 2020년 현재 총자산은 5억원으로, 현대차그룹 산하 공익법인 중 외형이 가장 작은 곳이다. 하지만 물류산업진흥재단은 자동차부품산업진흥재단과 마찬가지로 매년 총자산 대비 2~3배 큰 규모로 공익목적 사업을 위해 비용을 지출해왔다.
 
반면 현대차정몽구재단은 그룹 내 공익재단 중 공익목적을 위한 비용 지출 비중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정몽구재단의 지난 2020년 사업목적으로 지출된 총비용은 219억원으로, 총자산 8930억원의 2.45%뿐이다. 특히 재단은 매년 배당금과 분배금으로 얻는 수익 이상의 지출은 하지 않는 것으로 분석된다.
 
일례로 재단의 2020년 총수익금은 259억원으로, 배당금 수익 85억원과 분배금 수익 174억원이다. 현대차정몽구재단은 수익금(259억원) 중 219억원을 공익활동을 위해 지출하고 법인세 등 각종 비용을 제외한 후 9억원의 당기운영이익을 냈다.
 
현대차정몽구재단의 공익목적사업을 위한 지출은 2017년 이후 매년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재단에서 사용한 총비용은 2018년 231억원, 2019년 228억원, 2020년 219억원으로 해마다 감소했다.
 
반대로 잉여금 등 쌓아둔 돈은 증가하거나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2020년 현대차정몽구재단의 잉여금은 2149억원, 고유목적사업준비금은 3588억원이다. 미래를 위해 쌓는 성격인 보유금만 6000억원에 달하는 셈이다.

잉여금과 고유목적사업준비금은 2018년 5713억원, 2019년 5787억원, 2020년 5737억원 등 매년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이에 대해 현대차정몽구재단 측은 “재단은 설립자의 뜻에 따라 미래인재 육성, 문화예술 진흥 소외계층 지원 등 크게 세 분야에서 공익사업을 수행해 왔다”며 “실제로 설립 이후 지난 14년간 목적사업비 누적 사용 금액은 총 2220억원에 달하며, 이는 국내 기업 공익재단 중 4위 (2020년 기준·병원 제외)에 해당하는 수준이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재단 측은 “재단의 거버넌스에 있어서도 출범 후 설립자와 설립자 가족이 재단 운영에 관여하지 않았고, 각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이사회와 사회공헌위원회 등 자문기구를 통하여 독립적이고 투명한 운영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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