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정몽구재단이 설립된 배경은 여타 공익재단들과는 조금 다르다. 지난 2006년 발생한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의 비자금 사건이 발단이기 때문이다.
당시 현대차그룹은 정 명예회장과 정의선 회장의 현대글로비스 주식을 포함한 사재 1조원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혔다. 대국민 사과와 함께 반성의 계기로 삼아 투명하고 윤리적인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약속도 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현대차정몽구재단(옛 해비치사회공헌문화재단)이 설립됐다. 실제로 정 명예회장은 설립 후 재단에 총 8500억원 상당의 주식 및 출자 지분을 출연했다.
2020년 말 현재 재단 총자산은 8930억원으로 주식 및 출자 지분 자산이 4147억원으로 자산 중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이외 금융자산 4746억원과 기타자산 36억원으로 이뤄져 있다.
또한 재단은 ㈜이노션 지분을 9% 보유하고 있다. 정 명예회장은 2014년 2월 공정위 사익편취 규제 시행을 앞둔 시점에서 내부거래 비중이 상당히 높았던 이노션 지분을 재단을 통해 처리했다. 정 명예회장은 2013년 두 차례에 걸쳐 이노션 지분을 현대차정몽구재단에 무상수증했다. 첫 출연은 2013년 7월 이노션 지분 18만주로 장부가액 1000억원에 달했다. 이전까지 이노션은 정성이 고문(40%)을 비롯한 총수 일가가 지분 100% 보유하고 있었다. 당시 상속세·증여세법에 따라 지분 5%(성실공익법인은 10%)를 초과하는 주식을 출연받으면 증여세를 납부해야 하기 때문에 면세 한도인 10%만 넘긴 것으로 풀이된다.
재단은 같은 해 12월 24일 해당 주식을 매각했고, 며칠 후 정 명예회장은 나머지 지분 10%를 다시 재단에 넘겼다. 이후 해당 주식은 재단이 보유하고 있으나 2015년 이노션이 코스피 시장에 입성한 후 지분율은 9%로 변동됐다.
이와 관련해 공익재단 전문가는 “당시 상황을 봤을 때 경영권에 침해받지 않는 정도에서 재단을 설립한 것"이라며 "앞으로는 설립 취지에 맞게 적극적으로 공익활동을 해야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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