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공익재단 점검-현대자동차그룹④] 계열사 지분 처리 시기가 최대 관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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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은 기자
입력 2022-03-08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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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글로비스 4.46%, 이노션 9% 지분 보유

[사진=현대자동차그룹]

현대차정몽구재단은 그동안 설립 취지와 달리 공익 활동에 소극적이라는 평가와 함께 경영권 방어 등에 이용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았다.
 
현대차정몽구재단이 설립된 배경은 여타 공익재단들과는 조금 다르다. 지난 2006년 발생한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의 비자금 사건이 발단이기 때문이다. 
 
당시 현대차그룹은 정 명예회장과 정의선 회장의 현대글로비스 주식을 포함한 사재 1조원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혔다. 대국민 사과와 함께 반성의 계기로 삼아 투명하고 윤리적인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약속도 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현대차정몽구재단(옛 해비치사회공헌문화재단)이 설립됐다. 실제로 정 명예회장은 설립 후 재단에 총 8500억원 상당의 주식 및 출자 지분을 출연했다.
 
2020년 말 현재 재단 총자산은 8930억원으로 주식 및 출자 지분 자산이 4147억원으로 자산 중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이외 금융자산 4746억원과 기타자산 36억원으로 이뤄져 있다.
 
현재 시민단체가 지적하는 가장 큰 문제점은 공익목적 사업에 사용하는 비용이 적다는 것 외에 재단이 보유하고 있는 계열사 지분이다. 현대차정몽구재단은 현재 ㈜현대글로비스 지분 4.46%를 보유하고 있다. 현대글로비스 지분은 설립 후 2012년까지 여러 차례에 걸쳐 출연받았다. 100% 조건 없는 사회 환원을 약속했던 현대글로비스 지분을 특수관계 재단이 보유하는 게 이치에 맞느냐는 지적이 지속된 이유다.
 
또한 재단은 ㈜이노션 지분을 9% 보유하고 있다. 정 명예회장은 2014년 2월 공정위 사익편취 규제 시행을 앞둔 시점에서 내부거래 비중이 상당히 높았던 이노션 지분을 재단을 통해 처리했다. 정 명예회장은 2013년 두 차례에 걸쳐 이노션 지분을 현대차정몽구재단에 무상수증했다. 첫 출연은 2013년 7월 이노션 지분 18만주로 장부가액 1000억원에 달했다. 이전까지 이노션은 정성이 고문(40%)을 비롯한 총수 일가가 지분 100% 보유하고 있었다. 당시 상속세·증여세법에 따라 지분 5%(성실공익법인은 10%)를 초과하는 주식을 출연받으면 증여세를 납부해야 하기 때문에 면세 한도인 10%만 넘긴 것으로 풀이된다.
 
재단은 같은 해 12월 24일 해당 주식을 매각했고, 며칠 후 정 명예회장은 나머지 지분 10%를 다시 재단에 넘겼다. 이후 해당 주식은 재단이 보유하고 있으나 2015년 이노션이 코스피 시장에 입성한 후 지분율은 9%로 변동됐다.
 
이와 관련해 공익재단 전문가는 “당시 상황을 봤을 때 경영권에 침해받지 않는 정도에서 재단을 설립한 것"이라며 "앞으로는 설립 취지에 맞게 적극적으로 공익활동을 해야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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