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2에서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는 정부 주도 펀드를 조성하면 여기에 CP가 기금을 내는 방식의 방안을 이사회에서 통과시켰다.
한국 유일의 GSMA 이사회 멤버이기도 한 구현모 KT 대표는 “정부가 주도하는 펀드를 만들고 거기에 글로벌 CP가 돈을 내는 형태가 제일 실현 가능성이 높겠다는 보고서가 올라왔고 이사회에서 승인했다”고 밝혔다.
우선 과기정통부는 CP가 망 투자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대원칙에 공감했다.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망 투자 분담과 관련한 의견은 이미 전부터 대통령도 언급을 했고 과기정통부도 일관된 입장은 트래픽을 유발하는 CP에서 일정 부분 역할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라면서도 “직접적인 망 대가를 내는 건 기업 간 문제로 정부가 관여할 부분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중 방송통신발전기금은 정부의 출연금, 융자금, 방송사업자의 출연금 등으로 한다. 여기에 CP 등 부가통신사업자는 포함돼 있지 않다. 만약, 정부 주도 펀드 논의가 급물살을 탄다면, 방송통신발전기금에 부가통신사업자가 기금을 내는 근거를 마련하는 방식으로 개정이 이뤄질 전망이다.
쟁점은 부가통신사업자에 기금을 내도록 법을 개정한다고 하더라도 글로벌 CP가 기금을 내지 않고 버틸 경우 이를 강제할 수 있는지 여부다. 되레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부가통신사업자에게만 부담을 씌우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런 상황에서 국회는 글로벌 CP의 망 이용대가를 강제하는 정보통신사업법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개정안의 주요 내용은 △부가통신사업자가 다른 전기통신사업자의 정보통신망을 이용하고자 할 때 계약을 체결해야 한다 △망 이용계약에 대한 적절한 대가를 산정해야 한다 등이다.
특히 금지행위에 ‘산정한 정당한 대가 지급을 거부하는 행위’를 담았다. 사실상 글로벌 CP의 망 이용대가 지급을 강제하는 셈이다. 또한 해당 개정안과 정부 주도 기금이 동시에 추진될 경우 글로벌 CP는 이중으로 비용을 지불해야 할 수도 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정부가 그런 방향(정부 주도 펀드)으로 가겠다는 건 아직 아니다”라며 “국내에서 이야기 되는 것을 병행하면서 디지털 플랫폼 정책포럼 제2분과에서 이런 내용을 논의하고 있다. 이를 통해 정책 방향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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