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명 높은 마의 17번홀...246억 상금 걸고 11일 플레이어스 '티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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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훈 기자
입력 2022-03-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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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37야드 전형적인 아일랜드 그린…그랜드스탠드 11개·카메라 10대 포진

  • 40년 역사 '최고난도 코스' 올 144명 도전장...최경주·김시우 우승 기록도

TPC 소그래스 17번 홀 아일랜드 그린 전경. [사진=EPA·연합뉴스]

미국 플로리다주 폰테베드라 비치에 있는 TPC 소그래스 스타디움 코스(파72·7256야드) 17번 홀(파3).

이 홀은 2020년 94세로 작고한 코스 디자이너 피트 다이(미국)의 역작이라 불린다.

대회장을 떠돌던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이 1982년 이 코스에 자리를 잡았다. 이후 40년이라는 시간 동안 17번 홀은 코스의 상징이자 대회의 상징이 됐다.

긴 시간 동안 '세계에서 가장 무서운 티샷'이라는 악명이 붙었다.

17번 홀은 전형적인 아일랜드 그린이다. 137야드(125m) 거리로 대회장에 설정된 파3 홀 4개 중 가장 짧다.

골퍼와 깃대 사이 우측에는 아름드리나무가 외딴섬에 자리했다.

이 짧은 홀에는 그랜드스탠드가 무려 11개, 카메라가 10대나 설치된다. 프로골퍼들이 겪는 시련을 눈으로 확인하기 위해서다.

두 골퍼가 이 홀에서 역사를 썼다. 1998년 브래드 파벨(미국)과 2001년 타이거 우즈(미국)다.

파벨이 티샷한 공은 그린에 잘 안착했다. 그때 갈매기 한 마리가 날아왔다. 공을 부리로 물으려고 여러 차례 시도하더니 결국 물고 날아올랐다. 그러나 갈매기는 물고 가기 힘들었는지 공을 호수에 빠뜨렸다. 파벨의 공은 원위치에서 플레이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당시 해설자는 "17번 홀에는 또 다른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고 말했다.

우즈는 2001년 이 대회에서 우승했다. 3라운드는 넘어야 할 고비였다. 이 홀에서 우즈의 티샷은 깃대와 60피트(18m) 거리에 떨어졌다. 내리막 S자. 우즈가 부드럽게 굴린 공은 S자를 그리더니 홀 속에 빨려 들어갔다. 

당시 해설자는 "보다 나은(Better than most)"을 연신 외쳤다. 지금까지의 퍼트 중 가장 좋다는 뜻이다.

올해도 이 홀에 144명의 선수가 도전한다. 주요 선수로는 디펜딩 챔피언 저스틴 토머스(미국)를 비롯해 욘 람(스페인), 더스틴 존슨, 콜린 모리카와, 패트릭 캔틀레이(이상 미국),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등이 있다.

한국 선수는 임성재(24)를 비롯해 김시우(27)와 이경훈(31)이 출전한다. 긴 역사에서 한국 선수의 우승은 두 번 기록됐다. 2011년 최경주(52)와 2017년 김시우다. 최경주는 데이비드 톰스(미국)를 연장 접전 끝에 눌렀고, 김시우는 이언 폴터(잉글랜드)와 루이 우스트히즌(남아프리카공화국)을 3타 차로 눌렀다.

대회는 3월 11일(한국시간)부터 14일까지 나흘간 진행된다.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깃발. [사진=EPA·연합뉴스]

올해는 총상금이 2000만 달러(약 246억2000만원)로 500만 달러(약 61억5000만원) 증액됐다. 우승 상금만 해도 360만 달러(약 44억3000만원)에 육박한다. 

4대 메이저 대회(마스터스 토너먼트, PGA 챔피언십, US 오픈, 디 오픈 챔피언십)를 뛰어넘는 액수다.

사실 이러한 배경에는 사우디아라비아 석유 자본을 배경으로 하는 슈퍼 골프 리그(SGL) 혹은 프리미어 골프 리그(PGL)의 위협이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 2월 초 사우디에서 열린 2022~2023시즌 아시안 투어 개막전 PIF 사우디 인터내셔널 파워드 바이 소프트뱅크 인베스트먼트 어드바이저스(총상금 500만 달러·약 59억원)에 출전했던 3명이 대회 출전을 포기했다.

첫 번째 선수는 필 미컬슨(미국)이다. 그는 사우디 대회 당시 PGA 투어를 겨냥해 뭇매를 맞았다. 이후 후원사가 떨어져 나갔고, 자숙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브라이슨 디섐보(미국)는 사우디 대회 도중 부상으로 기권했다. 당시 사우디와 계약할 것이라는 설이 돌았으나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PGA 투어와 함께 갈 것을 발표했다. 이번 대회도 부상으로 빠졌다.

케빈 나(미국)는 사우디에서 미컬슨 등 PGA 투어 선수들과 좋은 시간을 보냈다. 케빈 나는 계약 등에 직접적으로 거론되지 않았다. 기분 좋은 기권이다. 셋째 아이 출산이 이번 주로 예정돼 있다. 빈자리는 테일러 무어(미국)가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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