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라보게 달라진 마을, 비결은 남양주 환경혁신 플랫폼 '북극곰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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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주)임봉재 기자
입력 2022-03-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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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코피아센터·그린존 등 분리수거 시스템…화도읍 먹갓마을 주민과 환경혁신 노력'

  • '주민 73% 참여, 재활용품 25톤 수거…주민 환경 의식 변화, 주거 환경 개선'

재활용센터인 '에코피아센터'[사진=남양주시]

경기 남양주시 화도읍 일대는 재작년까지만 해도 주변 동네보다 재활용품 분리수거 인프라가 열악해 환경오염과 위생 문제가 상존했다.

아파트는 자체적으로 분리수거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만, 주택 밀집지역은 시스템이 없는 탓에 주민들은 항상 불편을 겪어야 했다.

남양주시가 지난 1년간 환경혁신 일환으로 주민과 합심해 '북극곰 마을'을 운영한 결과 동네는 몰라보게 깨끗해졌다.

재활용센터인 '에코피아센터'를 조성하고, 주민들로 구성된 환경관리관도 운영했다. 곳곳에 지정 배출장소인 '그린존(Green Zone)'을 설치하고, 쓰레기 청소차인 '그린카(Green Car)'를 운행한 결과 동네 분위기도 훨씬 밝아졌다.

시가 생활쓰레기 20% 감량을 목표로 시작한 '북극곰 마을'은 주민들의 적극적인 동참을 끌어내며 생활쓰레기 11%를 감량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처럼 주민이 마을의 생활쓰레기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고, 관리하는 마을 단위 환경혁신 플랫폼인 '북극곰 마을'이 시행 1년을 맞았다.

◆ 재활용품 분리배출 시스템 구축…생활쓰레기 관리 마을 '북극곰 마을'

시는 지난해 1월 화도읍 묵현리 먹갓마을 5개리를 '북극곰 마을' 시범 마을로 지정했다.

아파트 등 공동주택과 달리 단독주택이나 다세대·다가구가 밀집한 지역은 분리배출 시설이 없어 재활용 수거율이 낮기 때문이다.

'북극곰 마을'은 환경보호가 생활 속 작은 실천으로, 지구 환경보호를 실현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시는 분리배출을 활성화하고, 이를 통해 주민의 환경 의식과 지역 주거 환경을 동시에 개선한다는 구상이다.

북극곰 마을은 재활용품 분리배출 시스템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마을 중심의 마을회관에 재활용센터인 '에코피아센터'를 갖췄다.

아이스팩과 스티로폼, 폐비닐, 폐플라스틱 등 분리배출 방법을 교육하는 시설로, 평소에는 주민 커뮤니티 공간으로 활용된다.

이장 등으로 구성된 환경관리관 24명이 월~토요일 교대로 상주하며 주민 대상으로 재활용품 분리배출 교육을 한다.

또 정보통신기술(ICT) 기반의 자동정산 시스템을 갖추고, 재활용품을 수거해오면 지역화폐로 보상해 주는 보상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1㎏당 투명페트병 600원, 스티로폼 370원, 일반페트병 300원, 폐플라스틱 200원, 아이스팩 120원, 폐비닐 50원 등이다.

북극곰 마을 63곳에는 배출장소인 '그린존'이 설치됐다. 쓰레기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주민들이 에코피아센터까지 오는 번거로움을 줄이기 위해서다.

무단 투기 상습 지역에 음식물과 종량제, 재활용품을 주황·파랑·녹색 등 색상별로 구분해 놓은 삼색존도 설치됐다.

친환경 청소차인 '그린카'가 수시로 운행하며 쓰레기를 수거해 쾌적한 거리 환경도 유지한다.

친환경 청소차인 '그린카'[사진= 남양주시 ]

 1년 만에 주민 61% 23톤, 그린카 57톤 수거…빠른 정착 자평

시는 지난 1년 동안 북극곰 마을 시범 운영에 전체 주민 9440명 중 6893명(73%)이 참여하는 등 순항하고 있다고 자평했다. 수거한 재활용품만 25톤에 달한다.

또 생활쓰레기 배출률을 11% 감축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주민의 환경 의식도 변화해 더 적극적으로 쓰레기 분리 배출을 하게 됐고, 이를 통해 주거 환경을 깨끗하게 유지하는 상황도 만들어졌다고 평가했다.

그린카도 활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린카가 1년간 수거한 일반쓰레기, 재활용품, 음식물쓰레기는 60톤에 달한다.

시는 그동안 주민 참여를 유도하고자 마을 가구와 사업장을 방문해 홍보물 1만6000여장을 배부했다. 

올바른 쓰레기 분리배출 방법과 재활용품 접수 보상제 등을 알렸다.

계도, 과태료 부과, 폐쇄회로(CC)TV 등을 통해 재활용품 분리배출을 높이고, 무단투기를 근절하는 활동도 병행했다.

이 같은 노력은 타 지자체의 벤치마킹과 각종 언론 보도로 이어졌다.

시는 북극곰 마을 시범 마을이 생활쓰레기 관리 모델을 제시했다고 보고, 전 지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전국 최초 폐아이스팩 보상수거제…환경혁신 가속화

시는 자원 순환 관리, 시민 운동 등을 통해 친환경 성과를 창출해 환경혁신을 가속화한다는 구상이다.

시는 '더 늦기 전에'란 슬로건으로 2020년 9월부터 폐아이스팩 수거와 재활용 사업을 펼치고 있다.

시민 누구나 아이스팩 5개를 모아오면 10ℓ짜리 쓰레기 종량제봉투로 교환해주는 '보상수거제'를 전국 최초로 도입했다.

초기에는 재활용률이 20% 수준에 그치는 등 큰 호응을 얻지 못했다.

하지만, 리폼 자동화 설비를 개발한 데 이어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까지 높아지면서 사업 1년여 만에 재활용률이 70% 이상까지 높아졌다.

시는 설비를 증설해 재활용률을 100% 가까이 끌어올린 상태다.

시는 천천히 달리면서 자발적으로 쓰레기를 줍는 '플로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운동도 하고, 환경을 깨끗이 하는 일석이조 효과에 더해 인센티브까지 지급하며 시민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매월 마지막 주 금요일을 '골목길 플로깅 데이'로 지정해, 읍·면·동 자체적으로 매월 1회 플로깅을 하도록 했다.

아파트별(마을별) 10명 이상이 플로깅을 완주하면 친환경 키트를 제공하고, 자원봉사시간도 인정해준다.

시는 쓰레기 감량 일등공신으로 '무단투기 싹스리 데이'와 '노쓰 챌린지'를 꼽았다.

매월 둘째 주 화요일을 '무단투기 싹쓰리데이'로 운영했고, 관내 모든 새마을회는 이날 동시에 환경 대청소 활동을 한다.

쓰레기 발생 자체를 줄이는 환경 실천 릴레이 운동으로 '노쓰 챌린지'도 운영 중이다.

텀블러 사용하기, 반찬 남기지 않기, 개인 용기로 음식 포장하기 등 쓰레기 감량 활동이다.

개인 SNS에 공유하거나 카톡 프로필 사진을 바꾼 후 3명을 지목하는 온라인 캠페인으로, 시민들 사이에서 호응을 보이며 성공적으로 정착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박부영 시장 권한대행은 "쓰레기 문제는 생존의 문제다. 우리는 소비할 때 환경에 대한 인식을 가져야 한다"며 "환경혁신은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 없이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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