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에도 없는 女사장…'유리천장' 여전히 단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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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선 기자
입력 2022-03-09 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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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너家 2세 이부진 사장 제외하곤 전멸…여성임원 6.6%... 최고직급 부사장 그쳐

  • 자산 2조 이상 대기업 女등기임원 8.2%… "재계, 차세대 女리더 육성 힘써야 할 때"

국내 경제계에서 여성 임원이 설 자리는 여전히 부족한 것으로 분석됐다. 재계 순위 1위인 삼성전자에도 여성 임원 중 사장은 아직 없다. 최고 직급은 ‘부사장’에 그치는 상황이다. ESG 경영 지표의 하나인 다양성 존중 차원에서도 여성 전문경영인(CEO) 발탁이 확대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올해 주총, 여성 사외이사만 늘고 사내이사는 찔끔

세계 여성의 날인 8일 리더스인덱스에 따르면 국내 자산규모 2조원 이상 상장사 169개 중 전날까지 올해 주주총화 소집결의서를 제출한 120개 기업 가운데 이번 주총에서 신규 사내이사는 73명, 신규 사외이사는 104명이 각각 선임될 예정이다. 

문제는 이들 가운데 여성은 사내이사 2명, 사외이사 45명 등 총 47명에 불과하다. 남성 대비 비율로 따지면 사내이사는 2.7%에 불과하고, 사외이사는 43.3% 수준이다. 

그나마 사내이사가 늘어난 것은 개정된 자본시장법 때문이다. 해당 법에 따르면, 오는 8월부터 자산총액이 2조원 이상인 상장사의 이사회는 특정 성(性)이 독식하지 않아야 한다. 이를 대비해 기업들이 서둘러 여성 사외이사를 대폭 늘린 것이다. 

그럼에도 120개 기업 전체 등기임원 중 여성의 비중은 여전히 낮다. 지난해 3분기 기준 102명(사내이사 9명·사외이사 93명)인 8.2%에 그쳤다. 다만 이번 주총에서 신규 선임되는 인원까지 더하면 145명(사내이사 10명·사외이사 135명)인 11.2%로 3.0%포인트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주경제 그래픽팀]


◆삼성, 이부진 사장 외 여성 CEO 전무

삼성도 계열사의 사장급 이상 임원 40여명 중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을 제외하면 여성은 단 한명도 없다. 고 이건희 회장의 장녀로 오너가인 이 사장은 2010년 호텔신라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한 이후 현재까지 삼성그룹 내 유일한 사장이다. 

이 회장의 차녀인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도 사장을 역임한 바 있다. 2013년 삼성에버랜드 패션부문 사장 승진 이후 제일기획, 삼성물산 사장 등을 거쳤다. ‘국정농단 사태’로 인해 2018년 경영에서 물러나 지금은 재단만 운영하고 있다. 

이들 오너가를 제외하면 삼성 계열사 여성 임원 중 현재 가장 높은 직급은 부사장이다. 삼성전자 글로벌마케팅센터장 이영희 부사장과 작년말 인사에서 승진한 생활가전사업부 양혜순 부사장 등이 대표적이다. 그나마 삼성전자는 작년말 조직개편을 통해 전무 직급을 없애고 상무-부사장-사장-부회장으로 간소화 했다. 

삼성전자의 여성 임원 비율 증가율도 더딘 편이다. 지난해 발표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 내 여성 임원 비율은 2010년 1.4%에서 2020년 6.6%로 상승했다. 

비율상 여성 임원 비중이 10년 전보다 5배 가까이 늘었지만, 이는 과거 삼성전자가 공언한 여성 임원 목표에는 미미한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1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 10년 이내 여성 임원 비율을 10% 이상 확대 계획을 밝혔다. 

특히 최근 5년간 삼성전자의 여성 임원 비율은 2016년 6.3%, 2017년 6.8%, 2018년 6.3%, 2019년 6.5%, 2020년 6.6% 등으로, 6%대에 머물러 있다. 

여성 임원 중 회사나 사업부를 대표하는 사장급 임원이 나오려면 부사장, 상무급 인력풀이 뒷받침돼야 하지만 여성 임원의 절대적인 비율도 적다. 2020년 기준 삼성전자의 여성 임직원 비율은 전체의 37.3%인 상황이다.

한 대기업 여성 임원은 “삼성에서조차 여성 사장이 아직까지 배출되지 않고 있다”며 “ESG 경영 지표에서도 임직원의 다양성과 공평한 기회 보장을 중요하게 여기는 만큼 재계가 차세대 여성 리더 육성에 힘을 쏟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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