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주총, 여성 사외이사만 늘고 사내이사는 찔끔
세계 여성의 날인 8일 리더스인덱스에 따르면 국내 자산규모 2조원 이상 상장사 169개 중 전날까지 올해 주주총화 소집결의서를 제출한 120개 기업 가운데 이번 주총에서 신규 사내이사는 73명, 신규 사외이사는 104명이 각각 선임될 예정이다.
문제는 이들 가운데 여성은 사내이사 2명, 사외이사 45명 등 총 47명에 불과하다. 남성 대비 비율로 따지면 사내이사는 2.7%에 불과하고, 사외이사는 43.3% 수준이다.
그럼에도 120개 기업 전체 등기임원 중 여성의 비중은 여전히 낮다. 지난해 3분기 기준 102명(사내이사 9명·사외이사 93명)인 8.2%에 그쳤다. 다만 이번 주총에서 신규 선임되는 인원까지 더하면 145명(사내이사 10명·사외이사 135명)인 11.2%로 3.0%포인트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 이부진 사장 외 여성 CEO 전무
삼성도 계열사의 사장급 이상 임원 40여명 중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을 제외하면 여성은 단 한명도 없다. 고 이건희 회장의 장녀로 오너가인 이 사장은 2010년 호텔신라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한 이후 현재까지 삼성그룹 내 유일한 사장이다.
이 회장의 차녀인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도 사장을 역임한 바 있다. 2013년 삼성에버랜드 패션부문 사장 승진 이후 제일기획, 삼성물산 사장 등을 거쳤다. ‘국정농단 사태’로 인해 2018년 경영에서 물러나 지금은 재단만 운영하고 있다.
이들 오너가를 제외하면 삼성 계열사 여성 임원 중 현재 가장 높은 직급은 부사장이다. 삼성전자 글로벌마케팅센터장 이영희 부사장과 작년말 인사에서 승진한 생활가전사업부 양혜순 부사장 등이 대표적이다. 그나마 삼성전자는 작년말 조직개편을 통해 전무 직급을 없애고 상무-부사장-사장-부회장으로 간소화 했다.
삼성전자의 여성 임원 비율 증가율도 더딘 편이다. 지난해 발표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 내 여성 임원 비율은 2010년 1.4%에서 2020년 6.6%로 상승했다.
비율상 여성 임원 비중이 10년 전보다 5배 가까이 늘었지만, 이는 과거 삼성전자가 공언한 여성 임원 목표에는 미미한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1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 10년 이내 여성 임원 비율을 10% 이상 확대 계획을 밝혔다.
특히 최근 5년간 삼성전자의 여성 임원 비율은 2016년 6.3%, 2017년 6.8%, 2018년 6.3%, 2019년 6.5%, 2020년 6.6% 등으로, 6%대에 머물러 있다.
여성 임원 중 회사나 사업부를 대표하는 사장급 임원이 나오려면 부사장, 상무급 인력풀이 뒷받침돼야 하지만 여성 임원의 절대적인 비율도 적다. 2020년 기준 삼성전자의 여성 임직원 비율은 전체의 37.3%인 상황이다.
한 대기업 여성 임원은 “삼성에서조차 여성 사장이 아직까지 배출되지 않고 있다”며 “ESG 경영 지표에서도 임직원의 다양성과 공평한 기회 보장을 중요하게 여기는 만큼 재계가 차세대 여성 리더 육성에 힘을 쏟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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