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이색적인 정책 제안이 쏟아졌다.
출산을 장려하기 위해 전업주부도 직업으로 인정하고, 셋째 자녀에 대해선 대학수능시험 가산점을 주자는 의견부터 개인소득세 과세점을 지금보다 두 배로 높여 부자들로부터 더 많은 세금을 거둬야 한다는 주장까지 다양하다.
8일 중국 신경보 등에 따르면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위원인 웨이전링 광시좡족자치구 류저우시 인민검찰원 부검찰장은 "전업주부의 사회 발전에 대한 공로를 인정해야 한다"며 가사노동에 대한 직업적 권리를 보장하는 제도를 만들어 가사노동자의 합법적 권익을 보장하자고 제안했다.
웨이 위원은 구체적으로 이혼소송 과정에서 전업주부의 가사노동에 대한 보수를 지급하고, 재산분할에서 가사노동에 상응하는 보상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육아 등 불가피한 사유로 직장을 그만둔 전업주부의 가사노동도 근속연수로 인정해 경력이 단절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남편(혹은 아내) 고정수입의 일정 비율을 가사노동비로 전업주부에게 주도록 법적으로 최저 비율을 마련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대표인 녜펑 커리얼(科力爾)그룹 회장은 셋째 자녀를 우대해야 한다며 어린이집, 유치원부터 초·중·고교까지 교육을 모두 무상 제공하고, 가오카오(중국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10~20점 가산점을 부여하고, 세 자녀를 낳은 가장은 취업 방면에서 우대해야 한다는 제안을 내놓았다.
이는 최근 중국이 저출산, 고령화로 인구절벽 위기에 놓인 가운데 나온 움직임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부터 세 자녀를 허용했지만, 중국의 지난해 출생아 수는 1062만명에 그쳐 1961년 이래 가장 적었다. 중국 가임 여성 1명당 자녀 수를 뜻하는 출산율은 2017년 1.76명, 2019년 1.73명, 2021년 1.64명으로 줄고 있다.
이는 생활비와 양육비 등 경제적 부담이 높고 여성 교육 수준도 높아진 탓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출산부터 육아, 교육, 취업까지 세 자녀를 낳을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최근 중국 지도부가 모두가 잘사는 공동부유를 제창하는 가운데 부자세를 늘려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중국 대표적 여성 기업인 둥밍주 거리전기 회장은 개인소득세 과세점을 현재 월 5000위안의 두 배인 1만 위안까지 높여 중저소득층에 대한 세 부담을 덜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신 최고 세율 적용 과표 구간을 현재 96만 위안(45% 세율 적용)보다 더 높여 200만 위안 구간을 만들고, 50~55% 세율을 적용해 부자들이 더 많은 세금을 내도록 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밖에 양회에서는 온라인 게임에 대한 규제 강도를 더 높여야 한다는 제안도 쏟아졌다. 리쥔 정협 위원은 청소년의 온라인 게임 이용을 아예 금지하고 온라인 게임의 온라인 광고도 불허하는 등 강도 높게 규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딩위안주 정협 위원은 온라인 게임에 중독된 자녀를 둔 부모의 온라인 게임 계정을 중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지난해 8월말부터 중국 정부는 청소년의 온라인 게임 시간을 일주일에 3시간으로 제한하고 있다. 이에 따라 18세 미만 청소년은 월∼목요일 게임을 할 수 없고, 금∼일요일 혹 공휴일 오후 8∼9시에 1시간만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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