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후 '건설의 시간' 오나...벌써 2조, 불붙는 건설업계 수주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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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연 기자
입력 2022-03-0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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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DB]


약 30만가구에 달하는 1기 신도시 노후화와 새 정부의 부동산 활성화 정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건설업계가 호황을 누리고 있다. 대형 건설사들이 1분기가 채 지나기도 전에 벌써 조 단위 수주 실적을 달성하면서 분위기를 달구고 있다. 이 같은 추세로라면 2021년에 이어 올해도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수주 상위 실적을 기록한 4개사 수주액은 총 5조원을 넘어섰다. 선두는 GS건설이다. GS건설은 최근까지 정비사업지 5곳에서 수주액 1조8919억원을 달성해 '2조 클럽' 진입을 앞두고 있다.
 
이 회사는 올해 서울 용산구 이촌동 한강맨션 재건축(1월), 부산 구서5구역 재건축(2월), 서울 불광5구역 재개발(2월), 광주 산수3구역 재개발(2월), 서울 신길13구역 재건축(2월) 사업권을 차례로 따냈다. 특히 이촌 한강맨션과 불광5구역은 총사업비가 63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사업지로 업계 관심이 컸던 지역이다. 대표 브랜드인 '자이'의 가치와 아파트 커뮤니티의 실속을 꾸준히 높인 점이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GS건설 관계자는 "지난해 첫 1조원 수주액을 돌파했던 시기가 5월경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올해는 수주액 증가 속도가 매우 빠른 편"이라면서 "주요 도심지 노후화로 정비사업지가 늘어나고 있고, 시공사 선정이 지연됐던 단지들의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면서 수주 물량이 늘었다"고 말했다.
 
그 뒤로 현대건설이 바짝 추격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올 들어 사업지 3곳을 추가 확보하며 두 달 만에 '1조 클럽'에 가뿐하게 가입했다. 현대건설은 올해부터 지방 광역시에도 프리미엄 브랜드인 '디에이치'를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수주한 곳 중 가장 큰 사업지는 대전 장대B구역 재개발이다. 현대건설이 지방 광역시에서 처음으로 '디에이치'를 제안한 단지로, 총사업비만 8871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사업이다. 대전 유성구 한복판인 교통 요지에 위치해 있고, 사업지 내에 100년 전통의 유성시장이 있어 전국 최초로 아파트와 장옥 재개발이 함께 진행된다.
 
현대건설은 최근 서울 용산 이촌 강촌아파트 리모델링과 대구 남구 봉덕1동 우리재개발사업도 수주했다. 강촌아파트는 1968년 공무원아파트로 시작해 1998년 한 차례 재건축됐지만 이번에 약 4743억원을 들여 현대건설이 다시 리모델링한다. 봉덕1동 우리재개발도 사업비 3023억원 규모인 알짜 사업지다. 3곳을 합쳐 현대건설이 확보한 수주액은 1조6638억원이다. 

DL이앤씨는 올해 대구 수성1지구 재개발사업 등을 포함해 정비사업지 2곳에서 8627억원 규모를 수주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광주 신축 아파트 붕괴 사고에도 불구하고 벌써 수주액 7000억원을 달성했다. '아이파크 보이콧' 분위기를 꺾고 수주에 성공한 경기 안양 관양 현대아파트 재건축(4174억원)과 서울 노원구 월계동신아파트 재건축(2826억원) 등이 대표적이다.
 
건설업계는 앞으로 대형 건설사를 중심으로 한 정비사업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새 정부의 재건축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사업구조가 주택사업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고, 서울뿐 아니라 지방 영토 확장에 나서는 건설사도 늘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 과천8·9단지, 서울 한남2구역 등 사업 규모가 1조원에 육박하는 대형 정비사업장이 많은 것도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수주액 증가 속도라면 연말에는 깜짝 실적을 달성하는 업체들이 여럿 나올 것"이라면서 "서울 강남권과 용산구 등 일부 사업지에서는 수주전이 치열하게 펼쳐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금리 인상과 인플레이션, 원가 부담 등 리스크가 높아 과거처럼 출혈 경쟁이 난무하는 마구잡이식 수주전으로 흘러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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