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세계 여성의 날'인 8일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을 재강조했다. 또 전날 워싱턴포스트(WP)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내놓은 '나는 페미니스트다'라고 한 발언도 철회했다.
윤 후보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여성 관련 공약을 재강조했다. 여성 관련 공약은 지난 1월 6일 '성범죄 처벌 강화, 무고최 처벌 강화', 그 다음 날인 7일 '여성가족부 폐지' 그리고 이달 3일 '여성이 안전한 대한민국, 성범죄와의 전쟁' 등 세 가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가 '세계 여성의 날'을 축하하며 여성 인권을 강조한 것과 달리, 윤 후보는 '이대남(20대 남성)'의 큰 호응을 불러온 '여가부 폐지' 공약을 재소환해 선거 막판 이대남 표심 결집을 노린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여기에 윤 후보는 미국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을 페미니스트라고 생각한다고 답한 발언을 철회하기도 했다.
워싱턴포스트의 전날 기사에 따르면 윤 후보는 '당신은 페미니스트인가'라는 질문에 "페미니즘은 성차별과 불평등을 현실로 인식하고 이를 바로잡으려는 운동으로 휴머니즘의 한 형태"라며 "그런 의미에서 나는 나를 페미니스트로 여긴다(In that sense, I consider myself a feminist)"고 답했다.
보도 이후 국민의힘 선대본부는 기자단에 "워싱턴포스트 기사는 선대본부가 서면답변하는 과정에서 행정상 실수로 전달된 축약본에 근거해 작성됐다"고 해명했다.
국민의힘 측이 제공한 원문을 보면 윤 후보는 "저는 남성과 여성을 이분법적으로 구분하는 관점이 아니라 개인이 처한 문제를 개인의 입장에서 바라보고 해결하고자 한다"라며 "저는 TV 토론회에서 '페미니즘은 휴머니즘의 하나로서 여성을 인간으로서 존중하려는 운동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해당 기사를 작성한 워싱턴포스트 미셸 리 기자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윤 후보로부터 받은 서면 답변을 공개했다. 미셸 리 기자는 "해당 기사의 페미니스트 인용문은 정확하게 보도됐다. 우리는 전체 답변을 기사에 담았다"고 반박했다.
게시글에 따르면 윤 후보는 "저는 토론회에서 '페미니즘은 휴머니즘의 하나로서, 성차별과 불평등을 현실로 인정하고 불평등과 차별을 시정해나가려는 운동을 말한 것'이라고 밝혔으며, 그런 차원에서 페미니스트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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