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중소·벤처·소상공인 업계는 차기 정부에 다양한 정책 제언을 쏟아냈다. 특히 이번 대선은 포스트 코로나, 4차 산업혁명 등 현안 과제가 상당해 새 정부에 대한 기업들의 기대가 그 어느 때보다 크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중소기업계는 새 정부 핵심 국정과제로 대·중소기업 간 양극화와 경직된 고용체계 개선 등을 꼽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지난달 ‘차기 정부 중소기업 핵심 정책과제’로 △주 52시간제 △최저임금 개선 △중대재해처벌법 입법 보완 등을 제안했다. 그중에서도 주 52시간제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획일적인 주 52시간 근로제를 업종별·기업별로 차등 적용해 코로나19로 인한 인력 공백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요구다. 실제 주물, 열처리, 도금 등 뿌리산업은 내국인이 취업을 기피하고 외국인은 코로나19로 구하기 어려워 생산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
중대재해처벌법 입법 보완도 재차 요구하고 있다. 법 자체가 예방보다는 처벌에 초점이 맞춰져 있을 뿐만 아니라 대기업과 달리 자금 여력이 부족한 중소기업들은 안전 관리를 위한 투자가 어렵고 관련 인력을 충원하기도 힘들어서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안전, 보건 조치 의무를 위반해 인명 피해가 발생하게 한 사업주나 경영책임자 등을 처벌하는 규정을 담고 있다.
이 밖에도 △민간·공공 분야 납품단가 제값 받기 △탄소중립과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지원 등을 주문했다.
소상공인·자영업자는 차기 대통령에게 영업시간 제한 해제와 손실보상금 대폭 지급 등을 요청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최근 △소상공인 손실보상법 개정 △한국형 PPP제도 △폐업·재기 지원제도 확대 중심의 코로나19 긴급 현안 △최저임금법 개정 △유통산업발전법 개정 △온라인플랫폼 공정화법 제정 △소상공인 복지법 제정 △소상공인 공제조합 △소상공인 종합지원센터 건립 △소상공인 정책연구소 설립 등을 주요 정책·입법 현안으로 제시했다.
시급한 정책 과제로는 지난해 7월 제정해 현재 시행하고 있는 소상공인 손실보상법 추가 개정을 꼽았다. 기존 손실보상법에선 시간이 아닌 인원, 시설 등 행정명령으로 입은 피해 손실 보상은 제외돼 있어 여행이나 숙박, 전시, 공연, 체육시설 등은 손실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공연 관계자는 “인원과 시설 제한 등 행정명령에 따른 사각지대 없이 온전한 손실보상이 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해야 한다”면서 “아울러 임대료, 인건비 등 고정비까지 100% 보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타트업계는 과감한 규제 혁신을 다음 정부에서 시급히 풀어야 할 과제로 지목했다. 벤처·스타트업 생태계가 ‘제2 벤처 붐’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하고 있지만 현행법과 제도가 전통산업에 맞춰져 있어 벤처·스타트업의 성장을 옥죄고 있어서다.
정부가 사전 규제를 최소화하고 사후 규제에 초점을 맞춰 달라고도 촉구했다. 정부가 규제샌드박스를 통해 선제적인 규제 개선을 시도하고 있지만 여전히 대다수 스타트업이 사전 규제 정책으로 새로운 사업모델을 발굴하거나 사업을 지속 운영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부가 나서서 신산업에서 민간 자율 규제를 확대하고 사후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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