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급락세 뒤로하고 평균 22% 오름세… 반등 성공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이달 11일까지 현대건설과 GS건설, 대우건설, DL이앤씨, 삼성엔지니어링, HDC현대산업개발 등 6개 건설주의 평균 상승률은 22.20%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국내외 금융시장이 출렁이면서 코스피가 2663.34에서 2661.28로 0.08% 하락하고 코스닥 지수는 872.87에서 891.71로 2.16% 상승한 것에 비해 양호한 흐름이다.
개별 종목 중에서는 대우건설의 주가 상승폭이 두드러졌다. 지난 1월 말 5670원이었던 대우건설의 주가는 이달 11일 7320원으로 29.10% 상승했다. 투자자별로는 개인이 497억원, 외국인이 102억원을 순매도했고 기관은 616억원을 순매수하는 모습을 보였다.
대우건설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상승률을 보인 종목은 HDC현대산업개발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의 주가는 같은 기간 1만4450원에서 1만8450원으로 27.68% 올랐다.
삼성엔지니어링의 주가도 2월 들어서는 2만1550원에서 2만6600원으로 23.43% 상승했다. 이밖에 GS건설의 주가는 지난 2월 이후 현재까지 20.89% 올랐고 현대건설과 DL이앤씨의 주가 역시 각각 17.06%, 15.02% 오른 상태다.
건설주 주가는 2월 들어 반등하기 전까지 부진한 흐름을 보여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상 가속화에 대한 우려 등 거시경제 환경이 증시에 불리한 상황에서 광주 아파트 붕괴 사고 여파로 인한 규제 강화 우려, 투자심리 악화까지 더해지며 주가 하락세를 피하지 못했다.
지난 1월 한달간 이들 건설주의 주가는 평균 8.76% 떨어졌다. 특히 광주 아파트 붕괴 사고 당사자인 HDC현대산업개발의 주가 낙폭이 컸다. 이 기간 동안 HDC현대산업개발의 주가는 2만2900원에서 1만4450원으로 36.90% 급락했다.
HDC현대산업개발뿐만 아니라 삼성엔지니어링(-5.90%)을 비롯해 현대건설(-5.06%), DL이앤씨(-2.10%), 대우건설(-1.73%) GS건설(-0.88%) 등의 주가도 모두 마이너스(-) 흐름을 보였다.
◇대선 이후 주택 공급 확대·규제 완화 기대감에 주가 반등 성공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지난 1월 부진했던 건설주의 주가가 2월 반등에 성공한 데는 대선 이후 부동산 규제 완화 기대감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고 있다. 주요 대선 후보들은 저마다 주택 공급 확대를 주요 공약으로 내세운 상황이다. 그동안 집값 급등의 주요 원인 중 하나가 공급 부족인 만큼 주택 공급을 확대해 집값을 잡겠다는 것이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임기 내에 수도권 130만호 및 공공 50만 등 총 250만호를 공급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또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도 부동산 공약으로 내놓으면서 시장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1기 신도시를 위한 특별법을 제정해 토지용도 변경 및 종상향 등으로 10만 가구 이상을 추가 공급하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준공 30년이 지난 노후 아파트에 대해서는 재건축 안전진단 과정 중 '정밀안전진단'을 면제하겠다는 내용도 공약으로 제시했다.
서현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분양시장의 높은 수요가 지속되는 가운데 공급 측면에서도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며 "재건축·재개발 물량까지 추가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높고 대선 이후 정책적 기대감까지 반영될 수 있는 구간"이라고 말했다.
이어 "선거 이후에 과연 이 공약들이 얼마나 실현 가능성이 높을지가 더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서울시가 현행 35층인 아파트 층수 규제를 폐지한 것도 재건축·재개발 사업 활성화 기대감을 더하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3일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을 발표하며 35층 높이 제한을 풀기로 했다.
◇"공약대로라면 무조건적인 호재… 건설업종 재평가"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대선 이후 주택 공급 확대 정책과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로 건설 업종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조영환 키움증권 연구원은 "대선 이후 출범하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 방향이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며 "다만 주요 후보 모두 정책의 방향성이 '주택 공급'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상황에서 대선 결과가 건설업종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다소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선 이후 정비사업 규제 완화와 서울 및 수도권 주택 공급이 정비사업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 브랜드 경쟁력이 강한 대형 건설사 중심으로 수주 증가가 기대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송유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공약대로라면 어떤 방식으로든 확실한 공급량 확대라는 점에서 건설업에서는 무조건적인 호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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