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하나로 칼부림 테러까지'…오홍근 초대 국정홍보처장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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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철 기자
입력 2022-03-09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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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산해야 할 군사문화' 칼럼 게재 후 '정보사 테러' 피해

  • 6·10 민주항쟁 이후 월간중앙에 '오홍근이 본 세상' 연재

언론인 시절인 1988년 테러를 당한 뒤 병원에 입원해 있던 오홍근 초대 국정홍보처장. [사진=연합뉴스]

언론의 자유를 군 첩보기관이 이른바 ‘불법 테러 공작’으로 억압한 사건.
 
현직 언론인 시절 군을 비판하는 칼럼을 썼다가 육군 정보사령부(정보사) 요원들에게 테러를 당한 오홍근 초대 국정홍보처장이 9일 노환으로 세상을 떠났다. 고인은 이날 오후 4시께 서울대병원에서 노환으로 세상을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향년 80세.
 
전북 김제 출신인 고인은 전주고, 고려대 국문과를 졸업한 뒤 동양방송(TBC) 기자를 거쳐서 중앙일보 기자, 자매지 중앙경제신문 사회부장을 지냈다.
 
고인은 중앙경제신문의 사회부장을 맡고 있었다. 1987년 6·10 민주항쟁 이후 전두환 정권이 무너지고 노태우가 직선제 선거에서 당선된 가운데 5공 청산에 대한 사회적 여론이 높아져 가던 상황에서 본인 기명 칼럼을 연재하기 시작했다.
 
1988년 월간중앙 8월호 ‘오홍근이 본 세상’이라는 기명 코너에 ‘청산해야 할 군사문화’라는 제목의 칼럼을 게재했다 8월 6일 자택 부근에서 정보사 부대원들에게 ‘칼부림 테러’를 당한 것이다. 국방부 조사 결과 정보사 부대장의 지시로 소령이 요원들에게 테러를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이 칼럼으로 신문사로 항의 편지가 오는가 하면 고인의 집까지 협박전화가 걸려오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인은 현직 언론인으로서 1976년 ‘비무장지대 르포’로 방송대상 기자상, 1979년 ‘농촌 특집’으로 기자협회 한국기자상, 1988년 서울외신기자클럽 언론자유상, 1989년 관훈언론상을 받았다.
 
고인은 이후 중앙일보 논설위원, 상무를 역임하고, 김대중(DJ) 정부에서 초대 국정홍보처장, 대통령 공보수석비서관, 한국가스안전공사 사장 등을 지냈다.
 
2004년 제17대 총선에 새천년민주당 후보로 전북 김제·완주에 출마했으나 최규성 열린우리당 후보에 밀려 낙선했다. 제18대 대통령 선거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캠프에 참여한 뒤, 새정치민주연합에서 ‘안철수계’ 몫 최고위원을 역임하고 탈당도 함께했다.
 
고인은 부인인 송명견 동덕여대 디자인학부 명예교수와 사이에 2남을 뒀으며 빈소는 은평성모병원 장례식장 1호실, 발인은 13일 오전 5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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