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시대 개막] 윤석열 당선, 한한령 다시 촉발하나...대중 정책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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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지 기자
입력 2022-03-10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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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블룸버그 "'친미반중' 윤석열 당선, 한한령 촉발할 수도"

  • 中언론, 차기 韓정부 대중 정책 주목...우려 vs 후퇴 없을 것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3월 10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 마련된 '국민의힘 제20대 대통령 선거 개표상황실'을 찾아 꽃다발을 받은 뒤,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0.73%포인트 득표율 차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제치고 제20대 대통령에 당선됨에 따라 중국이 다시 한한령(限韓令·한류 콘텐츠 금지령)을 발령할 수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윤석열 당선인이 앞서 내건 공약을 그대로 이행할 경우 이같은 후폭풍이 이어질 것이라는 주장이다. 
 
◆블룸버그 "'친미반중' 윤석열 당선, 한한령 촉발할 수도"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20대 대통령 선거 결과를 긴급 타전하며 선거 운동 기간 내내 친미반중적 입장을 내비쳤던 윤 후보가 당선됨에 따라 한·중 관계가 악화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블룸버그는 윤 당선인의 공약을 인용해 윤 당선인 정책은 선거 운동 기간 중국이 자국 안보에 위협으로 여기는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추가 배치하고, 한국이 서방의 정보동맹인 '파이브 아이스'(미국·영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에 가입하는 것은 물론 쿼드(미국·인도·일본·호주 등 4개국 비공식 안보회의체)에도 참여해야 한다는 등 한·미 동맹 강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앞서 2017년 중국은 사드를 경북 성주에 배치했을 때 한한령이라는 경제 보복을 가했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며, 윤 당선인이 공약을 현실화할 경우 한·중 간에 파열음은 불가피해 보인다고 블룸버그가 전했다. 물론 윤 당선인이 공약을 모두 이행하지 않을 수도 있고 중국 정부가 예전처럼 반응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한국 내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티그룹 역시 보고서를 통해 "새로 출범하는 정부가 선거운동 기간 밝혔던 군사·외교 정책을 그대로 이행한다면 중국이 한국에 보복 조치를 할 수도 있다"며 보복조치는 한국의 소비재(화장품, 식품)와 서비스재(쇼핑, 관광, 엔터테인먼트)에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는 최근 사드 배치 결정 이후 지속돼 온 한한령이 풀리는 게 아니냐는 기대감이 커진 가운데 나온 것이다. 중국에서 한국 드라마가 6년 만에 현지 심의를 통과하고 한국 게임이 내달 중국에 데뷔할 예정인 데다 올해 한·중 수교 30주년과 한·중 문화교류의 해(2021~2022년)가 겹쳤다는 점에서 중국이 한한령 완화를 통해 한·중 관계 개선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실제 중국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들은 6년 만에 한국 드라마 방영을 재개했다. 중국 3대 OTT로 꼽히는 아이치이(바이두 계열)는 지난 3일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를 공개했다. 한한령 이후 한국 드라마가 중국 방송 규제 당국인 광전총국의 심의를 통과한 것은 처음이다. 이후 ‘인현왕후의 남자(2012년)'와 ‘또 오해영(2016년)', ‘슬기로운 감빵생활(2017년)'도 뒤이어 비리비리에서 방영을 시작했다. 펄어비스 '검은사막 모바일'은 내달 27일 중국 시장에 출시할 예정이다.
 
◆중국 언론, 차기 韓정부 대중 정책 주목...한·중 관계 크게 후퇴하진 않을 것
중국 언론들도 윤 후보의 당선 사실을 실시간으로 보도하며 윤 당선인이 이끌 차기 한국 정부의 대외정책, 특히 대중국 정책에 주목했다. 한·중 관계가 크게 후퇴하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이날 논평을 통해 "미·중 간 전략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새 정부의 대(對)중 정책이 주목된다"며 미·중 간 전략 경쟁 상황에서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어떻게 확보하고, 북핵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또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면서 악화일로인 한·일 관계를 개선하는 것도 새 정부가 풀어야 할 숙제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현 한국 정부가 현재 미·중 사이에서 어느 한쪽도 먼저 선택하지 않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면서 "기본적으로 미국과의 관계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중국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한·중은 수교 30년 만에 양국의 경제적 정치적 상호 신뢰 구도가 형성됐고, 중국이 한국의 중요한 전략적 파트너이자 경제 파트너라는 데 이의를 제기할 한국 정치인은 없다며 한국은 자신의 정치적 이익과 경제적 이익을 지키면서 그에 맞는 외교 정책을 수립해야 미래의 지향점에 부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환구시보는 뤼차오 랴오닝성 미국·동아시아 연구원장의 말을 인용해 "선거 운동 환경에서 후보가 한 발언은 당선 이후의 시정 주장을 대표하진 않는다"며 윤 후보 당선으로 한·중 관계가 후퇴할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고도 전했다. 

일부 매체들은 한국 새 정부의 외교 정책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중국신문망은 외교와 관련해 "민감하고 중대한 외교 문제에 대해 윤씨는 강경하고 급진적인 발언으로 약점을 드러냈다는 분석이 나온다"고 꼬집었고, 신경보도 전더빈 상하이 대외경제무역대학 조선반도연구센터 주임을 인용해 윤 후보의 당선으로 한반도 정세가 악화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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