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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푸드가 10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노브랜드 피자' 1호점을 오픈했다. 제품 가격은 1만4900원~2만3900원 수준으로 가성비 피자를 판매하겠다는 계획이다.[사진=신보훈 기자]
노브랜드 피자의 등장은 노브랜드 버거 사업 성공에 그 배경이 있다. 신세계푸드가 지난 2019년 론칭한 노브랜드 버거는 가성비 버거로 유명해지면서 2년 반 만에 170호점까지 늘어났다. 맥도날드·롯데리아·KFC·맘스터치 등 이미 유명 프랜차이즈가 버거 시장을 점유한 상황 속에서도 유의미한 성장을 이뤄낸 것이다. '브랜드가 없다'는 이름의 노브랜드가 어느새 가성비를 대표하는 '국민 브랜드'가 된 셈이다.
노브랜드 피자의 핵심 경쟁력도 가격이다. 신세계푸드는 버거 사업에 이어 피자 시장에서도 가능성을 봤다. 최근 피자 업계는 원가 상승 등의 이유로 줄줄이 제품 가격을 인상했다. 피자 업계 1위 회사인 ‘도미노피자’가 작년 3월에 이어 올해 1월에도 가격을 올렸고, 경쟁 업체들도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노브랜드 피자는 “혼탁해진 국내 피자 시장의 가격 거품을 빼고, 소비자 부담을 낮추겠다”는 차별화 전략을 들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려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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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 내외부에는 ‘WHY PAY MORE?'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노브랜드 피자는 신세계푸드가 노브랜드 버거에 이어 가성비 제품의 가능성을 실험하는 새로운 도전이다.[사진=신보훈 기자]
피자 크기는 성인 한 명이 주문해도 한 판을 다 먹을 수 있는 12인치로 정했고, 주변 학생들이 부담 없이 구매할 수 있는 조각피자도 판매한다. 조각피자는 ‘투머치 페퍼로니’ 기준 2900원, ‘트러플 머쉬룸 스테이크’는 3900원이다. 제품 특성상 포장과 배달이 불가하고, 매장 취식만 가능하다. 신세계푸드가 힘을 싣고 있는 ‘브랜드 콜라·사이다’ 제품과 함께 간단하게 즐길 수 있는 최적화한 상품을 출시한 셈이다.
그동안 피자는 다 같이 모여서 먹는 음식으로 인식됐지만, 최근에는 ‘혼자서·빠르게’ 먹는 트렌드가 생겨나고 있다. 1인 가구의 증가로 혼자서 시켜 먹어도 남지 않는 피자 제품과 햄버거처럼 패스트푸드 개념으로 한 끼를 대체할 수 있는 제품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이 같은 흐름에 맞춰 노브랜드 피자도 ‘속도’에 신경을 썼다. 8분 이내에 피자가 완성되는 ‘스마트 피자 키친’ 시스템을 도입해 주문자가 오래 기다리지 않고 음식을 받아볼 수 있도록 했다. 점주 입장에서도 같은 시간에 더 많은 피자를 만들어 판매할 수 있어 매장 수익성이 높아지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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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브랜드 피자는 자체 개발한 도우볼을 270℃ 고온에서 빠르게 굽는다. 햄버거처럼 빠르게 주문하고 먹을 수 있는 패스트푸드로 자리잡겠다는 복안이다. 대치점 바로 건너편에는 '1인 화덕피자'로 유명한 고피자가 자리잡고 있다. 1만원 이하 가격대로 1인분 피자를 먹을 수 있는 고피자는 스타트업에서 시작해 빠르게 가맹점을 늘리고 있다. 노브랜드 피자도 브랜드 콜라·사이다와 가볍게 허기를 채울 수 있도록 조각피자를 판매한다.[사진=신보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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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 내부에는 제품 주문 키오스크가 설치돼 있다. 한판 피자와 사이드 메뉴를 주문할 수 있고, 조각피자는 카운터에서 주문을 받는다. 점주는 키오스크를 활용해 인건비를 줄일 수 있다.[사진=신보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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