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월 국내 경상수지 규모는 18억1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경상수지는 국가 간 상품, 서비스의 수출입과 함께 자본, 노동 등 모든 경제적 거래를 합산한 통계로, 2020년 5월 이후 19개월째 흑자 행진을 이어간 것이다. 다만 경상수지 흑자폭은 전년 동월보다 49억7000만 달러 줄었다.
이날 브리핑에 나선 김영환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수출이 양호한 흐름을 보였으나 원유 등 에너지류 수입액이 크게 증가하면서 상품수지가 전년 동월 대비 49억 달러 감소하면서 6억7000만 달러 흑자에 그친 데 기인한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이 기간 에너지류 수입은 181억50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121.8% 증가했는데 이는 역대 최대치"라고 설명했다.
경상수지 가운데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상품수지는 수출과 수입의 차로 가늠할 수 있다. 이 중 수출 부문은 561억3000만 달러 흑자로 전년도에 비해 92억8000만 달러(19.8%) 증가했다. 특히 1월 통관수출은 석유제품(87%), 철강제품(39.1%), 반도체(23.7%), 승용차(2.9%)가 글로벌 경기회복 속 높은 증가세를 나타내며 15개월 연속 증가했다. 반면 선박 부문은 79.1% 하락세를 나타냈다.
서비스수지는 4억5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1년 전 9억3000만 달러 적자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적자폭이 4억9000만 달러 감소한 것이다. 이 중 운송수지는 수출화물운임 상승에 따른 운송수지 확대로 1년 전보다 흑자폭이 13억8000만 달러 확대됐다. 흑자규모에서 역대 최대 수준이다. 이 기간 선박 컨테이너선운임지수(SCFI)는 1월 기준 4562로 전년 대비 76.5% 상승했다.
운송수지가 역대 최대를 기록한 배경에 대해 김 부장은 "최근 고점을 찍은 다음 횡보하고 있긴 하나 수출화물 운임이 계속 상승하는 등 수출화물이 많이 올랐다"며 "국내 항공사의 화물운송량 증가나 선테이너 선봉량 물량이 증가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우리나라 국민이 벌어들인 임금과 배당·이자 흐름을 반영한 본원소득수지 흑자규모는 전년 동월 대비 6억9000만 달러 감소한 18억8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본원소득수지 중 배당수입 역시 해외현지법인으로부터의 수입이 줄면서 15억4000만 달러에 그쳤다.
자본 유출입을 나타내는 금융계정 순자산은 1월 중 6억6000만 달러 늘었다. 증권투자(자산)의 경우 지난 2020년 4월 이후 22개월 연속 증가세를 나타냈다. 이 중 주식(48억4000만 달러)은 개인 등 비금융기업 등을 중심으로 늘면서 29개월 연속 증가했다. 증권투자(부채) 규모는 외국인의 국내주식투자 증가폭이 축소된 반면 채권투자 증가폭이 확대되면서 82억5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한편 수입 증가율이 수출보다 높은 흐름을 나타내면서 2월 경상수지가 적자 전환할 가능성도 대두된다. 이에 대해 김 부장은 "무역수지를 보면 수출이 여전히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고 선박재외수출 역시 1월과 2월 22.6%, 20.7% 성장하고 있다"면서 "2월 경상수지 향방을 가늠하기는 어려우나 통관기준 무역수지가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만큼 2월 동향을 면밀히 살펴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