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한국형 컨테이너 운임 통계' 적극 활용…물류 변동성 확대 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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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현 관세청장
입력 2022-03-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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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현 관세청장 [사진=관세청]


지난 1년간 해상 컨테이너 운임이 전례 없이 치솟았다. 코로나19 직후 글로벌 물동량이 크게 위축됐다가 회복되는 과정에서 운송 지연과 선복 부족 등 공급 문제가 빚어졌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해상 운임은 수출 기업이 지급하는데 우리나라와 같이 무역의존도(2020년 기준 59.8%)가 높은 국가에서 기업의 수출비 증가는 국가적 차원에서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런 수출 비용 관리 차원에서 운임 가격의 적정 여부를 파악할 필요가 있는데 그동안 우리 기업들이 참고할만한 운임 정보가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대표적인 글로벌 운임지수로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hanghai Containerized Freight Index·SCFI)가 있으나 상하이발 컨테이너 운임에 관한 것으로 우리 기업이 직접 활용하기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관세청은 지난해 11월 국내 최초로 한국형 수출 컨테이너 운임 통계를 개발해 정기적으로 공표하고 있다. 향후 우리 기업들이 운임 협상이나 수출입 화물 운송 계획 수립 시에 관세청 운임 통계를 참고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며 이를 소개하고자 한다.
 
관세청 수출 컨테이너 운임 통계의 주요 특징 중 하나는 기업이 실제로 신고한 수출신고서 운임 데이터를 활용한다는 점이다. 이는 SCFI 등이 선사나 포워더 대상 설문조사를 기반으로 작성되는 것과 차이가 있다.

관세청은 매달 수백만건의 전체 수출신고 수리건 중 운임 산출이 가능한 거래 조건과 컨테이너 종류, 적재 형태 등 일정한 기준에 따라 집계 대상 컨테이너를 추출한다. 수출은 운임·보험료포함인도(CIF)나 운임포함인도(CFR), 컨테이너는 40ft, 적재는 단일화주 만재화물(FCL)을 기준으로 한다. 

전체 컨테이너를 대상으로 일정한 기준에 따라 운임 통계를 작성하므로 통계 대표성과 객관성 확보가 가능하다. 특히 비정기·건별계약(SPOT)뿐 아니라 장기계약 운임까지 모든 계약 형태를 대상으로 통계를 집계해 우리 기업이 실제로 부담하는 운임을 더욱더 정확하게 반영할 수 있다.
 
관세청 수출 컨테이너 운임 통계는 한국형 운임 통계라는 점에서도 의의를 가진다. 우리 기업이 주로 참고해온 SCFI는 자국(중국)행 운임 지수를 제공하지 않는다. 또한 일본·베트남 등 근거리 운임은 출발항에 따라 항로 차이가 크게 나타나서 상하이를 출발항으로 하는 SCFI를 통해서는 정확한 운임 정보를 얻기 어렵다.

반면 관세청 수출 컨테이너 운임 통계는 우리나라에서 출발하는 컨테이너 운임을 기준으로 한다. 따라서 원거리 주요 교역국(미국 동·서부, 유럽)뿐 아니라 근거리 교역국(중국·일본·베트남) 운임 정보도 확인할 수 있다. 우리 수출 기업이 다른 나라 지표에만 의존하지 않고도 한국과 주요 교역국 간 운임 등락 추이를 파악할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작성한 통계는 매월 15일마다 공개한다. 수출신고가 이루어지더라도 사후에 신고 내용 정정이 가능해 신고 데이터가 바뀔 수 있는데, 수출신고서상 운임 정정은 수출신고 수리일로부터 약 15일 이내에 대부분 이뤄진다. 따라서 운임 통계 기초자료의 정확성과 적시성을 고려해 매월 15일 이후에 전월 통계를 공개하는 것이다. 공개 통계는 관세청 보도자료와 수출입무역통계 홈페이지 등에서 확인할 수 있다. 또한 관세데이터 안심구역을 운영해 관심 있는 기관에서 정책 연구 등을 목적으로 운임 데이터를 직접 분석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관세청은 앞으로 운임 통계 발표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현재까지는 주요 교역국과 지역 6곳을 대상으로 운임 통계를 발표해 왔으나 민간 수요 등을 고려해 추가 공개가 필요한 항로를 발굴하려 한다. 향후 수출 컨테이너 운임뿐 아니라 수입 컨테이너 운임 통계와 연내 항공 수출입 운임 통계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해 국제 운송 시장에 관한 정확한 정보 제공을 지원할 예정이다.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등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로 해상·항공 운임 변동성이 확대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러한 때일수록 우리 기업들이 급변하는 컨테이너 운임 수준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관세청 운임 통계가 기업에 유의미한 정보로 활용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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