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민간 주도로 혁신성장을 이루는, 이른바 'Y노믹스'를 전면에 내세운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을 4%까지 끌어올리는 경제 재도약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13일 윤석열 당선인 정책공약집에 따르면 새 정부는 민간과 기업으로 경제중심축을 옮겨 잠재성장률을 현재의 2%에서 4%대로 2배 높이는 목표를 제시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2060년까지의 장기 전망에 따르면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정책 대응 없이 현 상황이 유지된다고 가정한 '기본 시나리오'에서 올해 2.35%를 기록한 뒤 2033년 0%대(0.92%)에 진입하고 2047년(-0.02%)부터 마이너스로 전환된다.
향후 노동이나 자본 투입의 증대, 생산성 향상 등 생산요소의 투입량이나 효율성을 증대시키는 조치가 없으면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이 걷잡을 수 없이 하락할 수 있는 것이다.
장민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잠재성장률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노동, 재화 시장을 개혁해 기업간 경쟁을 유발하고 산업 구조조정을 통해 생산성 향상을 도모해야 한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사회경제적 구조를 점진적으로 개선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은 민간이 주도하는 '공정 혁신경제'와 '역동적 혁신성장'을 통해 꺼져가는 성장 엔진에 시동을 건다는 방침이다. 정부·공공이 아닌 기업·민간을 성장의 핵심 동력원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이는 문재인 정부를 대표하는 경제정책기조인 소득주도성장(소주성)과 전면배치되는 정책이다.
차기 정부는 규제 개혁 전담 기구를 설치해 기업 활동을 방해하는 규제 80여 개를 즉시 폐지하고, 정부가 제공하는 재정 일자리보다는 민간이 만드는 양질의 일자리 만들기에 집중할 계획이다.
기업 경영권 방어 제도나 특수관계인 제도도 경영에 유리한 방향으로 손질될 전망이다. 전반적으로 친기업 제도 개편이 예상된다.
다만, 이 같은 위기 극복 정책이 성장률 자체를 끌어올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우리 경제는 성장잠재력 여부와 상관없이 최근의 국제유가 급등과 같은 대외 충격에 적지 않은 영향을 받는다.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가 지난 10일 올해 한국 GDP 성장률을 기존 대비 40bp 낮은 2.8%로 낮춰잡은 이유도 이 때문이다. 골드만삭스는 우리 경제가 유가 충격으로 글로벌 수요와 내수 수요에 타격이 있을 것으로 봤다.
재정지출 확대를 통해 성장률의 보완 효과를 기대해볼 수는 있지만, 하반기 대외 수요가 약화될 수 있는 상황과 한국 경제가 정부 지원 의존도가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점진적으로 덜 확장적인 재정 정책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조기에 재정 건전화에 초점을 맞춘 정책을 펼치면 경기 회복세가 정체될 가능성이 높다"며 "당분간은 정부의 재정지출을 통한 성장의 완충 역할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