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당선인과 문재인 대통령의 회동 의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초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의 회동 시점이 불투명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양측 모두 회동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초읽기에 들어갔다.
윤 당선인과 문 대통령이 얼굴을 맞대는 것은 윤 당선인이 검찰총장 시절인 지난 2020년 6월 반부패정책협의회에 참석하기 위해 청와대를 찾은 뒤 21개월 만이다.
윤 당선인 측은 회동 시점에 대해 ‘대통령의 결정’이라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히고 있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13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현직 대통령의 청와대에서 발표하고 조율 결과를 말해야 하는 사안”이라며 “전적으로 청와대가 결정할 몫”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통상적으로 대통령과 당선인의 첫 회동이 대통령 선거 이후 열흘을 넘기지 않았다는 점에서 늦어도 18일 전에는 성사될 것으로 보고 있다.
회동 의제는 큰 틀에서 △북한 무력도발을 비롯해 우크라이나 사태 등 외교·안보 △총 50조원 규모 손실보상제 실행 방안 △이명박(MB) 전 대통령의 특별사면 등이 될 전망이다.
신구 권력이 가장 먼저 공감대를 형성한 부분은 외교·안보 분야다. 앞서 윤 당선인은 지난 12일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에게 외교·안보 관련 사안에 관해 보고받았다.
손실보상제와 MB 사면은 윤 당선인의 대선 후보 시절 약속 혹은 공약 사항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윤 당선인의 ‘약속’이라는 것은 현 정부에서 반대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하고 있다는 의미도 되기 때문에 양측 간 갈등이 재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현재로선 가능성이 작긴 하지만, 임기 말 충돌했던 이른바 ‘적폐수사’와 관련된 발언이 나올 경우, 분위기는 급속도로 냉각될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윤 당선인이 회동에서 공개적으로 이 전 대통령의 사면을 건의할지 관심사다. 윤 당선인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이 전 대통령의 사면 필요성을 제기해왔다. 문 대통령도 ‘국민통합’이라는 대의명분에는 공감하고 있는 만큼 윤 당선인이 건의한다면 거부할 상황은 아니다.
다만 윤 당선인이 회동에서 국민의힘 당내 계파 갈등이 불거질 수 있다는 점을 의식해 사면 요청을 하지 않을 수도 있다.
경제 분야에서 가장 시급한 현안 중 하나는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인한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회생 문제다.
윤 당선인이 대선 공약으로 추가경정예산(안)을 통해 50조원 규모 손실보상을 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기획재정부는 재정건전성을 이유로 추경안 편성을 반대하고 있다.
윤 당선인이 문 대통령에게 추경 편성을 요청하더라도 이는 ‘경제활성화 의지’를 밝히는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가령 문 대통령이 수락하더라도 ‘여소야대’ 상황에서 172석을 보유한 민주당의 동의 없이 국회 본회의 통과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인수위원회에서도 자체적으로 추경을 편성할 권한은 없다.
청와대 관계자는 회동 의제와 관련해 “현재까지 특별히 정해진 의제는 없다”면서 “적절한 시점에 회동 날짜와 함께 발표할 것”이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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