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체크] 文, 국정운영 성과·모범적 인수인계 두 마리 토끼 다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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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철 기자
입력 2022-03-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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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尹, 오늘부터 인수위 사무실 출근…막 오른 신·구 권력 '공존'

  • 18일 이전 첫 회동 성사 가능성…시기는 文·의제 尹에 주도권

  • 靑, 4월쯤 퇴임 기자회견 검토…국정백서 작업도 마무리 단계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3월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제20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소에서 기표소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남은 임기 동안 국정운영에 매진하면서도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에게 정권 인수인계 작업을 충실히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청와대는 인수인계 작업과는 별개로 그동안 준비해왔던 문 대통령의 퇴임 준비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문 대통령은 대선 직후 내부 회의에서 “인수인계에 모범을 보이라”는 취지의 언급을 여러 차례 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당선인은 14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된 당선인 집무실로 첫 출근을 한다. 윤 당선인은 이날 안철수 인수위원장과 권영세 인수위 부위원장, 원희룡 기획위원장과 차담회를 한다. 당선인과 인수위원장의 첫 상견례인 만큼 이 자리에서 향후 인수위 운영 방향과 인선 등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12일 오후 윤 당선인을 만나 북한의 미사일 발사, 우크라이나 사태 등과 관련된 외교·안보 현안을 보고했다. 이번 현안 보고는 정권 교체기 국내외 안보 위기가 격화됨에 따라 먼저 당선인 측과 정보를 공유하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사항에 따른 것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10일 대국민 메시지를 통해 “우리 정부는 국정 공백 없이 마지막까지 국정에 전념하며 차기 정부가 잘 출범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청와대는 앞으로도 외교·안보 외에 당선인 측에서 요청하는 사안에 대해 전날 브리핑처럼 최대한 협조한다는 방침이다.
 
윤 당선인 측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를 통한 인사검증 단계에서도 현 정부와의 협력을 기대하고 있다. 2017년 개정된 인수위법에 따라 대통령 당선인은 중앙인사관장기관(인사혁신처 등)의 장에게 인사기록과 인사관리시스템 열람 및 활용을 요청할 수 있다.
 
특히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 간 회동이 신·구 권력의 협치가 강화되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당초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의 회동 시점이 불투명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양측 모두 회동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초읽기에 들어갔다.

윤 당선인과 문 대통령이 얼굴을 맞대는 것은 윤 당선인이 검찰총장 시절인 지난 2020년 6월 반부패정책협의회에 참석하기 위해 청와대를 찾은 뒤 21개월 만이다.

윤 당선인 측은 회동 시점에 대해 ‘대통령의 결정’이라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히고 있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현직 대통령의 청와대에서 발표하고 조율 결과를 말해야 하는 사안”이라며 “전적으로 청와대가 결정할 몫”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통상적으로 대통령과 당선인의 첫 회동이 대통령 선거 이후 열흘을 넘기지 않았다는 점에서 늦어도 18일 전에는 성사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2012년 대선 9일 만에 박근혜 당시 당선인과, 노무현 전 대통령 역시 2007년 이명박 당시 당선인과 선거 9일 만에 청와대에서 만났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4일 만에 노무현 당시 당선인과 회동했고, 김영삼 전 대통령은 김대중 당시 당선인과 이틀 만에 만났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대선 3일 뒤에 김영삼 당시 당선인과 조우했다.
 
최대 관심사인 회동 의제는 큰 틀에서 △북한 무력도발을 비롯해 우크라이나 사태 등 외교·안보 △총 50조원 규모 손실보상제 실행 방안 △이명박(MB) 전 대통령의 특별사면 등이 될 전망이다.
 
신구 권력이 가장 먼저 공감대를 형성한 부분은 외교·안보 분야다. 앞서 윤 당선인은 지난 12일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에게 외교·안보 관련 사안에 관해 보고받았다.

손실보상제와 MB 사면은 윤 당선인의 대선 후보 시절 약속 혹은 공약 사항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윤 당선인의 ‘약속’이라는 것은 현 정부에서 반대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하고 있다는 의미도 되기 때문에 양측 간 갈등이 재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먼저 윤 당선인이 회동에서 공개적으로 이 전 대통령의 사면을 건의할지 관심사다. 윤 당선인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이 전 대통령의 사면 필요성을 제기해왔다. 문 대통령도 ‘국민통합’이라는 대의명분에는 공감하고 있는 만큼 윤 당선인이 건의한다면 거부할 상황은 아니다.

다만 윤 당선인이 회동에서 국민의힘 당내 계파 갈등이 불거질 수 있다는 점을 의식해 사면 요청을 하지 않을 수도 있다.

경제 분야에서 가장 시급한 현안 중 하나는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인한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회생 문제다.

윤 당선인이 대선 공약으로 추가경정예산(안)을 통해 50조원 규모 손실보상을 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기획재정부는 재정건전성을 이유로 추경안 편성을 반대하고 있다.

윤 당선인이 문 대통령에게 추경 편성을 요청하더라도 이는 ‘경제활성화 의지’를 밝히는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가령 문 대통령이 수락하더라도 ‘여소야대’ 상황에서 172석을 보유한 민주당의 동의 없이 국회 본회의 통과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인수위원회에서도 자체적으로 추경을 편성할 권한은 없다.

청와대 관계자는 회동 의제와 관련해 “현재까지 특별히 정해진 의제는 없다”면서 “적절한 시점에 회동 날짜와 함께 발표할 것”이라 말했다.
 
또 다른 관심사는 임기 말 충돌했던 이른바 ‘적폐수사’와 관련된 발언이 나올 경우다.
 
실제 과거 정권 이양기 대통령과 당선인 간 국정현안을 두고 갈등이 빚어진 전례도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임기를 한 달여 남겨둔 2013년 1월 설 특사를 계획했고, 박근혜 당시 당선인의 반대에도 사면 단행한 바 있다.
 
2007년 노무현 전 대통령은 대선 이후 이명박 당선인과 두 차례 회동을 가졌지만 정부조직법 개정 요구와 대통령기록물이관 등을 둘러싸고 갈등이 불거진 적이 있다.
 
한편 청와대는 지난 1월 오미크론 확산 여파로 미뤄졌던 신년 기자회견을 다음 달 중순쯤 퇴임 기자회견 형식으로 여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지난해 12월부터 청와대 정책실을 중심으로 준비해 온 ‘국정백서’ 작업도 현재 마무리 단계로 오는 4월쯤 발간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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