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자에 차량만 빌려준 '도급택시' 업체…대법 "영업면허 취소, 정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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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한지 기자
입력 2022-03-14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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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택시회사가 형식상 근로계약만 맺고 실질적인 관리·감독을 하지 않으면 현행법이 금지하는 ‘도급택시’로 봐야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14일 대법원 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A 택시회사가 청주시장을 상대로 낸 택시운송사업면허 취소처분 취소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판결문에 따르면 청주시는 A 회사에 근로계약이나 4대 보험 없이 회사 명의의 택시를 모는 기사 137명이 있다고 보고 2018년 자체 조사와 경찰 수사 결과를 토대로 택시운송사업 면허를 취소했다. 현행법상 금지하고 있는 이른바 불법 '도급택시'라는 이유에서다.

도급택시란 회사에 정식으로 고용된 운전기사가 아니라 택시 운전 자격이 없는 사람에게 차량을 빌려주는 방식으로 운행을 시키는 택시 운행 형태를 말한다.

택시발전법 12조 2항은 형식적인 근로계약이 있더라도 실제로 택시운수조종사가 아니라면 택시를 맡겨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A 회사 택시운전자 137명 중 67명의 근로계약서 작성 사실이 아예 확인되지 않았고, 4대 보험에 가입된 사람은 53명에 불과해 운전자 상당수에 업체 소속이라는 형식적 징표도 없는 상태라고 했다. 근로계약서도, 4대보험도, 교육 이수 사실도 없는 운전자는 47명으로 조사됐다.

또 운전자들은 매일 운행 후 업체에 약정된 돈을 내고 나머지를 개인 수입으로 삼는 일급제 방식으로 택시를 몬 것으로 나타났다.

1심은 청주시의 조치가 정당하다고 봤으나 2심은 업체 측의 손을 들어줬다.

2심은 A 회사가 직접 운전자를 모집해 나름대로 근로계약을 체결했고 운전자의 운행 내역과 시간 등을 확인한 사정 등을 보면 운전자 대부분이 회사 종사자에 해당한다고 봤다.

그러나 대법원은 다시 판단을 뒤집었다. 대법원은 택시운전자의 운행에 따른 이익과 손실 위험이 누구에게 귀속됐는지 하급심이 신중히 판단했는지도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법원은 택시발전법 12조 2항이 정한 '소속 택시운수조종사가 아닌 사람'이 "근로계약 체결 여부와 무관하게 택시 영업에 관한 사항을 일괄 위임받아 택시를 운행하면서 일정 기간 단위로 택시 영업에 상응하는 일정 금액을 지급·납입하는 사람"이라고 해석했다.

대법원은 도급택시 판단 기준으로 △택시 운행으로 인한 이익과 손실 위험이 운전자와 업체 중 누구에게 귀속되는지 △사업자가 차고지에서의 차량 배차 등을 통해 운전 시간과 노동 강도를 전반적으로 관리·감독하고 운행기록장치로 과속·난폭운전 등을 확인하는지 △운수종사자 교육이 제때 이뤄지는지 등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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