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중국 경제 매체 경제관찰망 등에 따르면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는 14일 오전 0시 기준 31개 성·시·자치구에서 신규 확진자가 1437명이 나왔다며 이 중 본토 확진자가 1337명 나왔다고 발표했다. 전날 확진자는 1938명으로 본토에서만 1807명이 나왔다.
한동안 잠잠하던 중국에서 이달 들어 폭증세를 보이자 당국은 중국 전역에서 가장 많은 확진자가 나온 지린성 일부 도시에 이어 광둥성 선전에도 외출금지령을 내리고 도시를 전면 봉쇄했다. 코로나19로 1선 도시(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선전)가 봉쇄에 포함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선전시는 이번 조치는 코로나19를 효과적으로 통제하고 인민의 생명과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며 14일부터 20일까지 일주일간 시행된다고 했다.
이에 따라 중국 곳곳에서 주요 제조업체의 공장 가동이 잇따라 중단됐다. 애플의 최대 위탁 생산업체인 대만의 훙하이공장(이하 폭스콘)은 14일 코로나19 재확산세로 광둥성 선전에 소재한 아이폰 제조 공장의 가동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폭스콘은 선전 지역의 중국 본부와 생산 라인의 가동을 중단하면서 생기는 영향을 완화하기 위해 서둘러 생산물량을 다른 공장으로 이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또 창춘시에 소재한 이치자동차(FAW)도 13일부터 16일까지 나흘간 일부 제조 공장의 가동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가동 중단 대상은 훙치(紅旗), 번텅(奔騰, 베스튠) 등 자체 브랜드의 공장과 폭스바겐, 아우디, 도요타 등 글로벌 자동차 기업의 합작 공장이 포함됐다. 이치자동차는 이 기간 동안 생산 가동 중단으로 생산 차질이 생긴 대수가 4만8000대에 달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 외에도 중국 현지 반도체 장비 업체 스잉구펀을 포함한 르추둥팡, 싼유롄중 등 다수 업체들도 11일부터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잠정 생산 중단 소식을 발표하기도 했다. 중국 당국은 추후 코로나19 통제 상황에 따라 이들 공장의 재가동 시점을 결정할 방침이다.
문제는 이번에 공장 가동에 타격을 입은 기업들이 대부분 수출용 상품을 생산하고 있는 지역이라는 점이다. 게다가 광둥성과 일부 시설 가동인 중단된 상하이가 세계 화물 물동량을 처리하는 항만 지역이라는 점도 공급 및 물류 상황 악화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중국 당국은 물류 관련 부문은 봉쇄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물류 적체 현상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도시 전체가 봉쇄된 만큼 수출입 통관 절차가 비정상적으로 가동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중국의 이 같은 조치는 안그래도 겹겹이 쌓인 악재로 신음하는 글로벌 공급망 혼란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일각에선 중국 1분기 경제성장률에도 비상이 걸렸다는 진단도 나온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악화할 경우 지난 2020년처럼 경제 성장률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중국 경제는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아 2020년 1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 6.8%까지 떨어진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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