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3월(14일 기준) 서울 아파트 총 거래 건수는 75건에 불과했다. 작년 3월 총 거래건수 3763건에 비하면 2% 수준에 그친 셈이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 감소는 작년 가을부터 점차 심화되기 시작했다. 집값 고점 인식과 대출 규제 등이 겹치면서다. 올해 1월 대선을 앞두고 관망세가 짙어지면서 거래는 더욱 줄었다. 1월 1085건, 2월 599건 등 매월 이전 거래량 대비 반 토막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성동구에서는 3월 전체 거래가 단 한 건도 없었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아파트 실거래가)도 비슷한 수치를 내놓고 있다. 14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4만8548건으로 대선이 치러진 같은 달 9일 5만131건 이후 꾸준히 줄어들었다.
서울 자치구별로 살펴봐도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그중 하락폭이 큰 자치구는 서대문구로 –6.6%를 기록하며 218개의 매물을 거둬들였다. 이어 용산구 –5.8%, 종로구 –5.8% 등 자치구 하락폭이 컸다. 서초구(-4.3%), 강남구(-4.2%), 송파구(-2.3%) 등 강남 3구도 감소세를 피하지 못했다. 수도권을 살펴봐도 수원시 권선구 매물이 333개(–8.2%) 감소했고, 과천시도 –7.9%로 감소 비율이 높았다.
매물을 거둬들이는 비율이 높은 지역은 주로 재건축 기대감이 있는 단지나 다주택자 보유 매물이 많은 곳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공약 중 준공 30년이 넘은 노후 공동주택에 대해서는 재건축 정밀안전진단을 면제하고 신속한 리모델링을 가능하게 하는 법 제정이 담겨서다. 또한 윤 당선인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한시적으로 유예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향후 법 개정에 따라 매수 시기를 저울질하는 다주택자도 늘었다.
특히 정밀안전진단은 정부의 시행령 개정만으로 면제가 가능해 여소야대인 입법부 상황과 달리 현실적인 어려움은 없을 전망이다. 양도세 중과 폐지는 소득세법 개정사항이라 국회 문턱을 넘어서야 하지만 한시감면이나 유예는 시행령 개정으로도 가능하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양도소득세 중과 면제나 대출 규제 완화 등 이슈는 바로 진행이 어려울 수 있다"며 "대선 이후 매수자와 매도자 모두 조급함이 없다보니 거래가 더 잘 일어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국 중장기적인 공급 계획들이 나오고 수요층들이 앞으로는 공급이 늘어날 것이란 기대 심리에 부응할 때 부동산시장이 안정세로 진입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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