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이달 중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에 대한 처벌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다. 특히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는 이번 사건의 중차대함을 감안해 '법령상 가장 엄정한 처벌'을 예고했다.
김영국 국토부 기술안전정책관은 1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된 '광주 아파트 붕괴사고 조사 결과' 브리핑에서 "사고조사위원회가 분석한 사고 원인과 재발 방지 방안을 면밀히 검토해 제재를 포함한 재발 방지 대책을 3월 중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김 정책관은 이어 "제재 수준은 현재 검토 중"이라면서 "이번 사건이 중하고 재발에 대한 국민적 우려가 크기 때문에 법령이 정하는 가장 엄정한 처벌을 할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주무 부처인 국토부는 이번 사고의 원인 조사를 주도했을 뿐 아니라 관련 법령의 운영권자인 만큼 처벌 수위에 대한 조항을 검토하고 행정처분 권한을 가진 각 지역자치단체에 제재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예정이다.
이번 사고에 연관된 업체는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현산)과 하도급사인 가현종합건설, 감리를 맡은 건축사사무소 광장이다. 현산에 대한 행정처분 권한은 회사가 등록된 서울시에, 가현과 광장은 각각 광주시와 경기도에 있다. 건설 인허가를 내준 광주 서구 역시 권한을 갖고 있다.
향후 관건은 현산에 대한 처벌 수위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간 이와 관련해 건설업 등록말소와 영업정지 등 두 가지 방안이 거론돼 왔다. 부실공사 등에 따른 처벌 기준은 국토부의 '건설산업기본법(건산법)'과 '건설기술진흥법', 고용노동부의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 등 크게 3개 법률에 규정돼 있다. 이 중에서도 건산법 처벌 규정이 가장 강하다.
이에 따르면 국토부 장관은 고의나 과실로 부실하게 시공해 시설물의 구조상 주요 부분에 중대한 손괴를 일으켜 공중(公衆)의 위험을 발생하게 한 경우 건설사업자의 건설업 등록을 말소할 수 있으며, 건설공사 참여자가 5명 이상 사망한 경우에는 최대 1년의 영업정지 처분을 내릴 수 있다. 다만 등록말소 처분이 나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중에 대한 중대한 위해를 가했다'는 판단을 입증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 때문이다.
아울러 현산이 지난해 6월 발생한 '광주 학동 철거 건물 붕괴사고'에 대한 서울시의 행정처분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는 점도 변수다. 서울시는 앞서 사전징계 절차에서 '영업정지 8개월'이라는 예비 처분을 통지한 바 있다. 연이은 안전사고로 현산에 대한 처벌 수위가 더 높아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지만, 가중처벌을 금지하는 형법상 원칙을 고려하면 셈법은 더 복잡해진다. 다만 이와 관련해 지난 1월 노형욱 국토부 장관은 '법규상 가장 강한 페널티'를 거론하며 건설업 등록말소 제재도 시사한 바 있다.
한편 이날 조사위는 당시 사고를 '전반적인 관리 부실에 따른 사고'였다고 결론 냈다. 조사위는 1차 붕괴가 일어났던 39층 바닥(피트층)에서 임의 설계 변경(가설지지대→콘크리트 가벽, 바닥판 시공 방식 변경 등) 정황과 콘크리트 타설 과정 중 배합 문제(고층 압송을 위한 기준치 이상 물 첨가) 등을 확인했다. 이들 문제는 사전 기술검토 협력과 감리 과정을 통해 충분히 방지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다.
다만 김 정책관은 "이를 통해 크리티컬한 사고 원인을 특정할 순 없기에 공기 단축이나 공사비 절감 등 요인을 절대적으로 단정할 순 없다"면서 이번 조사는 기술적 차원에서 진행됐을 뿐이며 해당 문제는 향후 경찰 조사에서 확인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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