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산업통상자원부가 15일 한·미 FTA 체결 10주년을 맞아 발표한 교역 동향에 따르면 체결 첫해인 2012년 1018억 달러였던 양국 간 무역 규모는 지난해 1691억 달러로 66.1% 증가했다.
한국의 대미 수입액은 2012년 433억 달러에서 732억 달러로 69% 증가했지만 수출액 역시 같은 기간 585억 달러에서 959억 달러로 61.1% 늘어나 매년 대미 무역에서 흑자를 유지해왔다.
한·미 FTA 체결 당시 가장 반대가 심했던 분야로 꼽히는 농축수산물은 수출입 규모가 모두 늘었다. 2012년 FTA 발효 후 지난해까지 대미 농축산물 평균 수출액은 7억8400만 달러로 FTA 발효 전(2007~2011년 평균)보다 95.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수산물 수출액은 2억6600만 달러로 발효 전보다 99.4% 늘어났다.
농축산물 수입률 증가폭은 타 품목에 비해서도 낮은 수치다. 한국의 상위 10대 수출 품목 중에서는 반도체(246.6%), 컴퓨터(259%), 냉장고(130.9%), 합성수지(244.9%), 건전지·축전지(634.6%) 등이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비율로 따지면 농축산물과 수산물 분야에서 차이가 있지만 규모로 보면 여전히 수입액이 더 많다”며 “수요나 환율 변동 등 여러 요인이 종합적으로 작용해서 나타난 현상”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한·미 FTA 발효 후 대미 농축산물 수출입 격차는 더 커졌다. FTA 발효 전 대미 평균 수출액은 402억 달러, 평균 수입액은 5936억 달러였으나 FTA 발효 후에는 평균 수출액 784억 달러, 평균 수입액 7963억 달러로 적자폭이 커졌다.
일각에서는 한국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을 추진하는 가운데 또 한 번 시장 개방 수준이 높아져 농축수산업계가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CPTPP는 싱가포르,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 11개국이 가입해 있는 거대 경제 협의체로 전 세계 무역 규모에서 14.9%를 차지하고 있다.
정부는 4월 CPTPP 가입 신청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정부는 관계 부처 합동 TF를 통해 CPTPP 가입으로 인한 직간접 피해를 지원하고 경쟁력을 제고하는 등 보완 대책을 연구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농림부 관계자는 “농가들이 한·미 FTA 때처럼 시장 개방을 반대하고 많이 우려하고 있다”며 “경제학적으로만 비교했을 때 원가가 낮은 외국산 품목이 대규모로 들어오면 당연히 시장을 내줄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다만 “정부는 한·미 FTA 체결 당시에도 국내 보완 대책을 수립했고 경쟁력 제고 등 구조적 변화를 추진해왔다”며 “일부 사업은 지금도 진행 중”이라고 강조했다.
이유진 한국무역협회 통상지원센터 수석연구원은 최근 발간한 '한·미 FTA 10주년 평가와 과제' 보고서를 통해 “상품 분야만 보면 한국은 공산품에, 미국은 광물과 농산물에 강점이 있다”며 “한국 대표 수출 품목인 반도체와 석유화학·석유제품은 각각 제조 장비와 원료를 미국에서 조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산업부에 따르면 대미 수입 품목 중에는 원유가 2013년 수입액 0달러에서 지난해 84억 달러로, 같은 기간 천연가스는 5000만 달러에서 48억 달러로, 액화천연가스(LPG)는 1억 달러에서 48억 달러로 늘어나는 등 에너지원 수입이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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