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 패권주의 시대] 원자재난을 '자원확보'로 뚫자···탈원전 폐기·자원외교 부활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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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 기자
입력 2022-03-15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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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원부국 원자재 수출금지 사례 늘어

  • 원유 등 해외의존도 높아 산업계 우려

  • 정치 논리 아닌 산업 생존권 차원으로

올해 원자재 가격이 더욱 급등하면서 글로벌 주요국의 '자원 패권주의'가 날로 심화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 신자유주의와 글로벌 가치사슬(GVC)에 대한 논의는 일순간에 사라지고 각국이 얼마나 자원을 확보하고 있느냐가 국가의 경쟁력과 사활을 좌우하는 상황에 접어들었다. 이에 재계에서는 차기 정부가 국내 산업권의 생존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자원을 확보해 나가는 정책을 펼쳐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최근 글로벌 주요국의 자원 패권주의 경쟁이 심각해지고 있다. 자원 부국이 확보한 원자재를 국가 경쟁력을 확보하거나 심지어 외교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해 활용하는 모습을 자주 확인할 수 있다. 

우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서도 이 같은 현상을 확인할 수 있다. 현재 미국과 유럽 각국은 침공국으로 지목된 러시아 제재에 뜻을 함께하면서도 원유 등 에너지 분야 제재에 대해서는 미묘한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는 유럽 각국이 원유의 25%가량을 러시아에 의지하는 반면 미국은 8% 수준에 불과하다는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자원 부국이 원자재 수출을 금지하고 자국 산업을 육성하겠다고 밝히는 모습도 확인된다. 아시아 최대 자원 부국으로 꼽히는 인도네시아 정부는 최근 전기차·이차전지 등에 반드시 필요한 보크사이트 수출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또 인도네이사 정부는 내년부터 구리 원광 수출도 금지하겠다는 방침이다. 모두 자국 산업을 육성하겠다는 목표에서다.

대부분 원자재를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로서는 이 같은 흐름은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과 같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중국 정부가 요소 수출을 중단하자 요소수 품귀 사태가 벌어져 산업권 전체가 흔들렸다. 그보다 앞선 2019년에도 일본 정부가 수출 규제를 단행해 국내 산업권이 대체재를 찾아 헤맬 수밖에 없었다.

이는 코로나19 사태 이전 글로벌 재계를 주도하던 신자유주의나 글로벌 공급망 구축 논의와는 전혀 다른 방향이다. 국가 권력에 대한 시장 개입을 최소화하고(신자유주의) 운송 수단 발달로 글로벌 전역에서 여러 생산 단계를 거쳐 상품을 생산하는(GVC) 시스템은 코로나19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자취를 감췄다.

예전에는 복수의 글로벌 자원 부국에서 원자재를 수입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비싼 가격을 내지 않고서는 수입을 장담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자원 확보가 한 국가의 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중요 지표로 자리매김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재계와 전문가들은 윤석열 재20대 대통령 당선인이 조각할 차기 정부에 기대를 걸고 있다. 원자재 수입을 당연하게 생각했던 문재인 정부의 정책 기조를 크게 바꿔 자원 확보에 주력해 달라는 시각에서다.

우선 재계에서는 윤 당선인의 주요 공약사항이었던 탈(脫)원전 폐기 정책이 시급히 진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석유·가스·석탄 등 에너지원의 9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 실정에서 굳이 원자력이라는 에너지원을 스스로 사장시킬 필요가 없다는 진단에서다.

아울러 이명박 정부 때까지 진행됐던 자원 외교도 부활을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문재인 정부는 그동안 확보했던 해외 광물 자산 등을 매각해 왔지만 이제는 다시 원자재를 확보해야 한다는 시각에서다.

재계 관계자는 "차기 정권은 정치 논리에 휘둘리기보다는 국내 산업권에 꼭 필요한 자원을 반드시 확보한다는 자세를 가져야 자원 패권주의 시대를 이겨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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