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산업연구원은 3월 분양경기실사지수(HSSI) 전망치가 전월 대비 6.1p(포인트) 상승한 77.6을 기록했다고 17일 발표했다.
HSSI는 공급자 입장에서 분양을 앞두고 있거나 분양 중에 있는 단지의 분양여건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지표다. 매달 주택사업자를 대상으로 조사해 집계한다. 지표가 기준치인 100보다 낮을수록 공급자들은 분양시장 전망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풀이할 수 있다.
특히, 지난달 전망치는 지역별로 50~90대까지 편차가 크게 나타났던 데 비해, 이달은 대구(53.8, 3.8p↓)를 제외한 전 지역에서 70선 이상의 고른 전망치를 기록했다.
김덕례 주산연 연구실장은 "전통적인 분양시장 비성수기인 1~2월을 지나 봄 성수기에 접어들고 있고, 정책 불확실성이 큰 대선을 앞두고 분양에 돌입하는 것은 흥행 실패 우려가 컸기 때문에 대선이 끝난 것 역시 공급자 입장에서 기대감을 일부 높인 요인으로 풀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이어 "지난 15일 발표했던 3월 전국의 주택사업경기실사지수(HBSI) 전망치(71.5, 4.7p↓)가 부진했음에도 HSSI는 반등한 것이 이러한 기대감의 방증"이라면서도 "분양시장 전망이 크게 개선했다고 보긴 어렵다"고 부연했다. 아직까진 지역별 온도 차이가 큰 것이 시장의 불안요인이라는 지적이다.
실제, 이달 지역별 전망치는 △서울(89.7, 4.9p↑) △경기(87.8, 14.2p↑) △부산(85.7, 5.2p↓) △충남(85.7, 7.6p↓)이 80대를, 대구가 50대를 기록해 편차가 컸다.
김 실장은 "소비자들은 여전히 신규 분양 주택에 관심이 많지만, 지역별로 수급 상황과 분양가 등 선택 요인이 전망을 가르는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서울의 경우 분양가가 규제로 여전히 시세보다 저렴한 수준인 반면, 대구는 그간 지속적으로 공급이 많았던 데다 분양가 상승세도 비교적 컸던 것이 이러한 전망 차이를 불러왔다는 진단이다.
보고서 역시 "전월 대비 전망치가 개선했지만, 여전히 분양 경기가 좋지 않을 것이란 인식이 우세하다"면서도 분양경기 침체로의 확대 해석은 경계했다. 풍부한 주택 수요가 뒷받침하는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분양경기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이 어렵다는 인식이 우세한 정도로 판단된다는 것이다.
한편, 이달 미분양 전망치는 전월 대비 1.3p 하락한 100을 기록해 3개월째 하향세를 보였다. 지난 1월 기준 미분양 물량은 2만1727가구로 여전히 과거 대비 낮은 수준이지만, 지역별 편차가 있는 만큼 상황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주산연은 설명했다.
다만, 분양시장에 대한 경기 인식은 전반적인 하락세를 이어가는 중에도 분양가격 전망치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이어갔다. 3월 분양가격 HSSI 전망치는 114.8(9.4p↑)를 기록해, 지난해 9월 이후 19개월째 기준선을 상회했다. 이는 이달부터 적용되는 국토교통부의 기본형건축비가 지난해 9월 고시 대비 2.64% 인상한 영향과 원자재·노무비 상승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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