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매화에 이르는 길] ④치매, 어떤 병원을 가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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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희 기자
입력 2022-03-17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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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홍승완 기자]

치매(Dementia, 癡呆)라는 병은 정상적이었던 뇌가 기질적으로 손상돼 지능·학습·언어 등 인지기능과 정신기능이 저하되는 복합적인 임상 증후군을 이르는 말입니다. 현대 사회에서 치매 환자의 수는 급증하고 있고, 이로 인하여 생기는 다양한 문제들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올랐습니다. 어떤 이는 치매의 한자를 '치매(癡呆)'가 아닌 '치매(致梅·매화에 이르는 길)'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치매(致梅)는 무념무상의 세계에 이른다는 뜻으로, 순진무구한 어린아이가 되는 병이라는 낭만적으로 표현이죠.

아주경제는 '나는 치매를 다스릴 수 있다'의 저자인 뇌신경외과 전문의 최낙원 박사와 함께, 치매에 대한 모든 것을 알 수 있는 연재를 시작합니다. 이를 통해 조기 진단을 통해 치매를 이겨낼 수 있는 희망의 열쇠를 찾아보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Q. 치매 검사를 하려면 어떤 의사를 찾아가야 하나?

치매 진단을 위해서는 숙련된 전문의의 종합적 평가가 필요하다. 환자를 계속 진료해 온 의사라면 쉽게 환자의 변화를 파악하여 진단할 수도 있다. 현재 보건복지부에서 인정하는 치매 전문의는 수술적 요법으로 치매 치료가 가능한 뇌신경외과 전문의, 정신적 건강을 살필 수 있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보행 장애 및 치매 초진에 적합한 신경내과 전문의, 그리고 한방신경정신과 전문의 등이 있어 진단을 의뢰할 수 있다. 

주변 병원에 이런 전문의가 없다면 가까운 보건소나 광역치매센터를 찾아서 의뢰하면 검사를 통해 나타나는 증상에 따른 해당 병원이나 전문의를 소개해 줄 것이다. 
 
Q. 꼭 치매 전문의를 찾아가야 하나?

약을 처방해 주고, 질문에 답해 주고, 치매 증상에 따른 환자의 다른 질환도 치료해 줄 수 있는 전문의가 필요하니 치매 전문의를 찾아가는 것이 좋다. 

하지만 환자를 지속해서 돌봐주는 의사는 방문 초기의 검사와 평가, 진단을 담당했던 의사가 아니어도 무방하다. 가족 주치의에게 이러한 역할을 맡겨도 괜찮다. 노인 의학에 특별히 관심이 있는 의사를 찾아가도 좋다. 

환자를 지속적으로 돌봐 줄 의사를 찾아야 중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효율적이다. 그럴 때 다음과 같은 사항들을 고려해야 한다. 

① 환자와 보호자가 필요로 할 때 기꺼이 함께할 준비가 되어 있는 의사인가

② 치매를 잘 알고, 치매 환자는 다른 질병에 걸리기 쉬우며, 약에 민감해지고, 섬망 현상이 찾아올 수 있음을 늘 고려하는 의사인가

③ 의사가 있는 곳이 환자와 보호자가 언제든 찾아가기 쉬운 곳인가

④ 필요한 경우 물리치료사, 사회 복지사 등 다른 전문가들에게 환자와 보호자를 연결해 줄 수 있는 의사인가

물론 이러한 사항들을 모두 충족시키는 의사를 찾으라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환자와 보호자의 솔직한 태도와 요구, 기대치를 잘 끌어내고, 어떻게 하면 의사 치료와 함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지 상담할 줄 아는, 그리고 가족 전체와 상의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아는 의사일 수록 치매를 대비하고 치료할 방법이 많아진다. 
 
Q. 병원에는 어떻게 가야 하나?

일반적으로 직접 병원을 찾아가기 보다는 본래 자주 다닌 병원이나 주치의의 소개를 직접 받아라. 그런 뒤 해당 병원에 방문하여 검사하는 것이 더 빠르고 좋은 방법이다. 

어느 병원에 가서 진찰을 받아야 좋을지 혼란스러울 때는 증상에 따라 병원을 선택해라. 이럴 때는 소개장을 통해 진찰을 받는 경우와 가족이 병원을 선택하는 두 가지로 크게 나눌 수 있다. 

① 소개장을 통해 진찰을 받을 때 : 만약 전부터 자기 자신이나 가족의 전담 주치의가 있다면 치매 진찰을 위한 소개장과 소개를 부탁해라. 그러면 주치의가 치매 전문 병원 및 치매 전문 의료인을 소개해 준다. 

② 가족이 직접 병원을 찾을 때 : 경도인지장애(MCI)가 있어 초기 치매가 의심될 경우, 전문 검사를 해봐야 하니 다양한 설비가 있는 큰 병원이나 치매 전문 병의원에 방문하는 것이 좋다. 만약 환시, 인격 변화치매 증상이 명확한 경우 경험이 풍부한 치매 전문의에게 가라. 원인에 따라 알츠하이머형인지 혈관성인지 혹은 기타 증상인지 구별할 수 있는 의사가 좋다. 

[사진=stocksnap.io]

 
Q. 구체적으로 증상에 따라 어떤 과를 가야 하나?

치매 발병이 의심된다면 뇌신경외과, 정신건강의학과, 신경내과, 한방신경정신과를 나누어서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① 뇌신경외과 : 인지기능 환원이 가능한 만성경막하혈종이나 정상뇌압수두증 및 혈관성 치매를 진료하는 대표적인 과이다. 수술적 가료로 정상 환원 가능(15~20%)

② 정신건강의학과 : '정신신경과'나 '신경과'라고도 불리며, 정신적 증상(우울증, 환각, 망상 등)을 동반한 치매에 대처하는 과라고 할 수 있다. 진료할 수 있는 곳이 많으며 수반되는 증상이나 그에 따른 대처 방안도 상담할 수 있다. 

③ 신경내과 : 보행 장애와 실어증 같은 뇌 신경적 증상을 동반하는 치매에 대처하는 과라고 말할 수 있다. 그 외 물건을 자주 잃어버리는 등의 건망증 검사를 할 수 있기에 치매 초진에 적합한 과다. 

④ 한방신경정신과 : 최근에는 한방적 치료를 응용하여 치매에 따른 다양한 신체적 질환과 그에 동반되는 정신적 질환에 대처하고 있다. 
 
Q. 기타 치매 검사를 위해 알아둬야할 사항들이 있다면?

전국 보건소 치매안심센터(256개) 및 서울시의 각 자치구에 치매안심센터가 설치돼 있다. 주민등록증을 가지고 거주지 근처 치매안심센터에 방문하면 조건에 따라 무료로 치매 검사를 받을 수 있다. 

치매 검사는 지역 사회 거주 만 60세 이상이면 가능하다(저소득 주민 우선 검진). 그 외 만 60세 미만으로 인지 능력이 현저히 저하돼 조기 검진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저소득 기준에 맞춰 검진을 지원한다. 외국인이라면 외국인 등록증이 있고 의료보험료를 내고 있으면 검사할 수 있다. 

대부분 환자는 처음에 병원에 가는 것을 내키지 않아 한다. 특히 치매 검진을 하자고 하면 화를 낼 수 있다. 이럴 때는 건강검진을 받아 보자고 권유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또는 보호자가 먼저 전문의와 상담해 환자에게 치매 검사가 꼭 필요한지 확인하는 방법이 있다. 만약 검사가 필요하다면, 의사와 한 상담 결과를 환자에게 알려주고 병원에 함께 가서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권하는 편이 좋다. 

치매 검사 당사자는 무척 불안하고 초조해 한다. 처음 병원에 방문해 검사를 받을 때는 가족과 동행해야 환자가 마음을 놓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환자의 검사 전후로 의사와 보호자가 간의 면담이 있을 수 있다. 검사를 다 마칠 때까지 환자와 함께할 동행인 한 명과, 개벌적으로 의사와 면담할 수 있는 동행도 있어야 한다. 적어도 동행이 두 명 이상은 있어야 한다. 

[사진=픽사베이]

 
Q. 검사에 필요한 시간은 어느 정도인가?

치매 검사를 받으러 가면 먼저 치매선별검사라는 검사를 받게 된다. 이 선별검사는 식사 여부와 상관이 없고 문답식으로 진행되며 약 10여 분 정도 소요된다. 만일 1차 선별검사에서 인지기능이 저하된 사람들은 정밀 1차, 2차 검사를 받게 되고 치매로 진단받았다면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원인확진검사(혈액검사와 MRI 또는 CT검사)를 받게 된다. 선별검사와 정밀검사는 모두 무료로 진행된다. 원인확진검사는 본인 부담이지만, 저소득층일 때는 검사비 일부를 지원해 준다. 

선별검사부터 정밀 1차, 2차 검사까지 하루에 모두 진행되면 좋겠지만 실질적으로는 정밀 2차 검사는 전문의 진료를 받아야 하므로 일정상 어려움이 있다. 또한 질병명 확진은 협약 병원이나 전문의의 일정과도 맞아야 하므로 시일이 조금 걸릴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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