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3월 FOMC가 매파적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원자재 투자에 대해서도 신중론이 대세였다. 다만 수혜 섹터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는 모양새다.
◆ 3월 FOMC 매파적이었지만 불확실성 해소는 호재… 금리인상 속도 조절 가능성도
안영진 SK증권 연구원은 3월 FOMC 결과를 두고 '아주 매파적'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연방준비제도(Fed)는 올해 총 7번의 금리인상 가이던스를 제시하면서 인플레이션을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신호를 보냈다"며 "그럼에도 최근 금리인상에 대한 의견이 난립하던 상황에서 연내 금리인상 횟수를 명확히 하면서 불확실성이 완화, 시장은 반등했다"고 설명했다.
최홍석 미래에셋증권 대치WM 선임은 "비둘기적이었던 파월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매파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지만 미국 경기가 건강하다는 근간이 배후에 있어 시장에 안도감을 줬다. 소통으로 불안감을 해소해주려는 파월의 행보는 투자자에게 든든한 요소"라며 "금리인상에 대한 우려가 이미 증시에 선반영된 만큼 우려감은 1분기를 정점으로 약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진호 신한금융투자 강북금융센터 PB팀장은 "양적긴축(QT)을 바로 고지했던 점을 생각하면 시장의 예상대로 매파적인 행보였다"며 "빠른 긴축 행보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증시가 워낙 조정받은 상태였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안도감으로 증시가 상승했다"고 부연했다.
1분기에는 시장 전망 대비 금리인상 횟수가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증시의 발목을 잡았지만 하반기에는 가이던스 대비 금리인상 횟수가 덜할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됐다.
안 연구원은 "연준은 3월 FOMC에서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낮추면서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높였다. 이는 스태그플레이션 신호를 보낸 것으로 굉장히 나쁜 상황"이라며 "당장은 금리 인상으로 물가를 잡아야겠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경제 문제도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인플레이션이 통제되기 시작하면 금리인상 속도를 조절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 원자재 투자는 좋은 시절 끝났다… "이제는 보유자의 영역"
원유와 광물 등 원자재 투자에 대해서는 매력도가 크게 떨어진 상태라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같은 지정학적 갈등이 추가로 발생하지 않는 이상 원자재 가격 상승률이 높아질 여지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유 팀장은 "러시아 입장에서는 자국 경제 상황을 고려하면 에너지를 수출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공급 우려가 재발할 가능성은 낮다"며 "원자재 섹터 자체가 개인투자자의 접근이 쉽지 않고 한번 정점을 찍고 조정받고 있기 때문에 신규 진입은 이미 늦었다"고 강조했다.
최 선임도 "원자재 수요는 실수요와 투기수요가 있는데 최근 일부 원자재 가격이 급등한 이유는 투기수요가 급격하게 늘어났기 때문"이라며 "지정학적 갈등으로 인한 공급망 교란 등이 해소되면 투기수요가 감소하면서 하반기를 기점으로 원자재 인플레이션이 해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허 연구원은 "원자재 직접 투자는 현재로서는 상당히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여름을 지나면서 상승률이 하락할 것"이라면서도 "자원개발 회사들은 꾸준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관련 기업들로 구성된 상장지수펀드(ETF)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 수혜 섹터 전망은 엇갈려… 금융부터 필수소비재·빅테크·반도체까지
수혜 섹터로는 금융·필수소비재·산업재와 신흥국 제조업, 빅테크·전기차, 소재·은행·에너지가 지목됐다.
안 연구원은 "금리상승 구간 초입에는 금융주가 가장 수혜를 받는다. 또 성장률이 둔화되지만 물가는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 환경에서는 필수소비재가 선방하기 때문에 음식료와 의류 등이 부각될 것"이라며 "소재와 산업재 섹터도 역사적으로 보면 인플레이션이나 금리상승 구간에 선방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최 선임은 빅테크에 주목했다. 그는 "미국을 중심으로 보면 여전히 빅테크가 견고한 상황이다. 실적이 뒷받침되는 종목들은 1분기 조정분을 금방 회복할 것"이라며 "지정학적 갈등에 따른 유가 급등 현상도 전기차와 친환경 산업에 대한 관심도를 높이면서 이들 산업과 자율주행 산업에 자금이 몰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 팀장은 "한국과 중국 등 신흥국 제조업, 특히 반도체에 주목해야 한다. 지정학적 갈등이 소강 상태에 접어들면 반도체 패권 전쟁이 다시 시작될 것"이라며 "국내 반도체 외에도 과창판 ETF 등을 통한 중국 반도체 간접 투자도 병행할 필요가 있다. 이르면 2분기 출시 예정인 한·중 공동 지수 기반 ETF도 주목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허 연구원은 "인플레이션과 금리인상에 면역력이 있는 소재와 은행에 주목해야 한다"며 "금리 인상이 지속되면서 부담이 커질 전망인 만큼 신재생에너지나 에너지개발 기업이 수혜를 누릴 것으로 보인다. 현금이 많은 우량 테크주, 게임주도 선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2분기는 리오프닝·QT에 주목… 실적 부진 빅테크나 홍콩은 신중해야
안 연구원은 "2분기에는 생활 속에서 투자 아이디어를 찾을 필요가 있다. 최근 주변을 보면 여행 수요가 억눌려 있는데 리오프닝과 맞물리면서 관련주가 강세를 보일 것"이라며 "중국 부양책과 전쟁 리스크 해소, FOMC 가이던스로 악재들이 완화되는 구간인 만큼 투자 재료를 적극적으로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허 연구원도 "여행·항공주 강세가 전망된다"면서도 "QT 시행에 따른 자산가격 부담 확대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는 만큼 상단이 막혀 있는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급등세인 홍콩 증시와 일부 실적이 부진한 미국 빅테크에 대해서는 신중론이 나왔다.
유 팀장은 "홍콩 증시가 최근 반등세인데 추세반등 여부는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달 말까지 발간되는 중국 기업에 대한 감사보고서에서 부실이나 실적 악화가 발견되면 증시가 다시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며 "항셍지수는 한 달 정도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3월 말 전후로 노이즈가 확대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 선임은 "2분기 증시는 긴장이 해소되면서 빅테크 기업들의 주가가 하락분을 만회하겠지만 실적에 노이즈가 있는 빅테크는 주의해야 한다"며 "나스닥 빅테크의 경우 지난해 4분기 실적과 가이던스 등을 바탕으로 투자해야 한다. 증설이 예정된 전기차 업체는 주목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